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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yes of Hokkaido

by 문윤범


목격자는 늘 혼자다. 홀로인 사람이 그들을 발견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끝내 혼자였던 그 여자를.

미나모토 다케시는 화면 속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본다. 열 여섯 개의 화면 중 그 테두리 안으로 시선이 향한다. 그 작은 세계 속 큰 드라마를.

"선배, 2층으로 가보시죠."

2층 창문으로 그를 보고 있는 남자가 있었지만 눈이 마주쳐 몸을 숨긴다. 그는 정보 부서에 막 신입으로 들어온 자였다.

"파제로 차 한 대를 보고 있어요. 이 숲으로 들어가는 길은 이곳 하나뿐이고, 나오는 길은 이곳이죠. 역시 하나뿐이에요. 이 흰색 파제로 차가 들어가고 나온 시간이."

"하지만 아직"

히토미는 컴퓨터 화면을 보다 고개 돌려 말했다. 지도를 편다. 핏줄처럼 이어진 선들 중 하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킨 뒤.

자신은 기계가 아닌 듯 인간처럼 서 있는 자. 그들은 결코 인간이 될 수 없다. 끝내 혓바닥만 늘어뜨린 채 살랑거리던 꼬리마저 축 내려버릴. 그들 손은 승리 뒤 영광의 트로피를 거머쥘 수 없으리라.

히사시는 뽀득대며 창문을 닦던 와이퍼들 사이로 마주 오던 차 한 대를 보고 있었다.

"왜 CCTV에는 잡히지 않은 거지?"

그 차가 카메라의 시야 속으로 들어올 때, 그러나 미스터리처럼 그들 여자는 사라지고 더 보이지 않는다. 그 모든 눈은 누군가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다.

"눈 때문에 잘 보이지가 않아요. 누가 차에 올랐는지, 이 숲 지점까지 동선을 연결한다 해도"

까마귀 떼가 들이닥쳐 그 여자의 팔과 몸을 난도질하고 있었을 때.

타오루가 차를 세웠다. 몇 대의 멈춘 차들 사이, 히사시가 먼저 내려 한쪽 발을 디딜 때, 낡고 해진 가죽 운동화가 그 얼어붙은 땅 위에 닿을 때 그는 본능적으로 알아차렸을까. 곧 곰이 들이닥칠 것을.

그곳에 미쓰비시 파제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는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경찰들이 그곳에 차를 세웠는지, 얕은 의심만을 품고 달려와 날 둘러싸려 하는지를 그는 알지 못했다.

난 자유 의사로서 내 명예를 걸고 위의 서약을 하노라, 마지막 그 한 문장 뒤 하얀 가운을 입게 된 자는 이제 새로운 한 문장을 지어내려 한다.

곧게 뻗은 나무 한 그루를 세워둔 뒤 마주 서게 하고 그게 본질이라 말할 것이다.

"당신 정신에 대한 의심을 저 나무 안으로 숨겨보세요."

그로써 그는 지배한다. 병든 마음의 병약한 한 인간을.

"약을 처방해 드리겠습니다."

"야마다 박사님을 뵈러 왔습니다."

두 명의 사내가 나타나 자신 앞에 서자 그 여자 눈빛은 날카로워진다. 날 더 움츠러들게 할 크고 불길한 자들, 그 남자들에게서는 좋은 향기도 선한 인상조차 풍기지 않는 듯하다.

곧 쏘아붙일 듯 그 여자는 말한다.

"예약 하셨나요?"

경찰들이 할 수 없는 것, 그건 바로 예약과 예약 취소였다.

"하코다테 서에서 나왔습니다. 몇 가지 여쭤볼 것이 있어서"

아무런 연락도 없이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는 일도 그들은 할 수 없음을.

"네."

콘크리트 기둥 속에 박힌 그 감정을 탈출시키라고. 스미다 유우에게도. 그 여자에게도 비슷한 말을 했다.

"나쁜 우연입니다만, 와타나베 유카 또한 같은 방법으로 살해됐습니다."

유카에게는 조금 다른 말을 했다.

"언론을 통해 소식을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타오루는 고개 끄덕일 듯하나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그 다짐을 끊어내지 못한다. 그렇군요, 야나가와 히사시가 그렇게 말하자 그를 본다.

"사실"

그를 향해 다시 시선 돌린다.

"유카와는 몇 번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진료한 환자들 중에, 아니죠. 환자라고 할 수 없어요. 그건 정의가 되버리죠. 규정할 수 없는 일이죠. 제가 진료한 사람들 중에서도 그 여자는"

"개인적으로 만났다는 말씀이십니까?"

타오루가 끼어들며 물었다. 히사시의 눈을 마주친 채로 있던 야마다 박사는 순간 조금 더 나이 어려 보이는 그 형사에게로 시선이 향한다.

"계속 말씀해주시죠."

다시 그를 보며 말한다.

"유카에게는 어딘지 이상한 분위기가 있었어요. 그 쓸쓸함 같은, 그걸 달래주려 했던 건 아니었어요. 뭔가 직감적이었던 것 같습니다만"

그 말을 듣는 동안 한편으로 그의 왼 손가락이 움직이는 걸 눈치챘고 히사시는 알아차렸다. 더 그리지 못해 더 휘저을 듯했던 것을, 그렇지만 실망스러웠던 것은 그 움직임은 조작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집도의의 손이 아닌, 그 작은 머리를 어루만진 뒤 꽉 쥘 욕망조차 놓아버린 듯 그건 이제 관찰자의 것이라 할 만했다.

"절망적인 기분이에요."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파괴된 정신 그 일부분은 어떤 방법으로도 복구시킬 수 없어 끊어진 한 구간의 도로처럼 폐쇄되고 말 것이다.


https://youtu.be/ProwCLCppgo?si=Dl90nFkU3buAPU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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