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탑 100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6.

by 김삼일

손지창, 김민종이 결성한 유닛그룹 더블루의 팬이라 그들이 나오는 음악방송을 모두 챙겨 보는 시절이 있었다. TV에 더 블루가 나오면 친구에게 전화가 오던 시절이 있었다. 11번에 더 블루 나오니 빨리 틀어보라는 전화. 가요톱텐에서 쿨의 1위로 HOT의 캔디가 1위를 하지 못했을 때 '세상은 썩었어'라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 다음날 학교에 가며 HOT가 1위 하지 못했는데 세상은 그대로 굴러가는구나 하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소복이 쌓인 하얀 눈을 보며 '세상은 썩었는데 눈은 여전히 하얗구나'하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언제부터 무심해진걸까. 언젠가부터 요즘 노래가 뭐가 있는지 관심도 없어졌다. 음악을 듣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예전에 좋아하던 음악들 위주로 들었다. 재즈에 관심이 생겨 가끔 재즈를 찾아듣고, 클래식이 좋아져 클래식을 듣고. 대중가요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떨어지던 기간이었다. 요즘 어떤 노래가 인기가 있는지, 어떤 가수가 있는지조차 모르게 되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어떻게 이렇게 유명한 사람을 모를 수 있지 라고 생각되던 어른의 모습이 되었다. 따라가기 너무 버거워서였을까, 나 사는게 바빠서였을까. BTS가 빌보드 차트에 노래를 올렸을 때조차 그런 뉴스가 있다는 것만 알았지 Dynamite를 들어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다이너마이트가 뭐야?'하고 묻는 나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면 친구의 얼굴만은 똑똑하게 기억한다. 세상 사는데 관심좀 가져. 새로운 것도 좀 알아야지 하는 친구의 충고도 그저 무심히 넘겼다.


대중음악에 다시 관심이 생긴건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축구 셔틀버스에서, 태권도에서 요즘 노래들을 듣고와 흥얼거리면서부터이다. 엄마 이 노래 뭐지? 하고 묻는 아이에게 모정이 뭔지 노래를 검색해 들려주다가 나도 다시 요즘 노래가 좋아졌다. 이 노래가 요새 인기구나, 노래 좋네, 이것도 들어볼까? 아이와 대화하며 새로운 노래를 찾아듣게 되었다. 멜론 탑 100은 나에게 대중음악을 알려주는 하나의 도구이다. 요즘 세상을 알려주는 수단이다. 한동안 인기있었던 밤양갱 대신 요즘은 지코의 신곡이 인기인가보다. 내가 밥먹고 사는데 별 생관없지만 새로나온 노래를 흥얼거리며, 관심도 없는 아이에게 들려준다. 이 노래 어때? 좋은거 같아? 이게 요즘 인기래. 알아둬. 시대에 발맞춰 가려는 나의 작은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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