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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ar moon Oct 16. 2023

청소년 예술 프로그램

청소년이 바라는 예술교육


 학교와 집, 기숙사를 반복하다 보면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의 폭이 무지 줄어든다. 삶에 있어서 가장 에너지 넘치고 혈기왕성한 고등학생때 활동범위가 크게 줄어들고 만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과제와 프로젝트로 정신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너무 이곳에만 정신과 육체, 에너지가 함몰되어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들곤한다. 현재 나를 둘러싼 통제된 환경과 기계적인 반복 속에서 다른 다양한 것을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기가 점점 두려워진다.


 이때 예술활동은 일상의 익숙함과 단조로움에 묻혀 평소에 자세히 보지 못한 것, 나와 주변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향한 또 다른 관점, 인간을 비롯한 다양한 것을 생각지도 못하게 탐구해볼 수 있도록 머리를 환기시킨다.


문득 이러한 예술활동을 직접 하고있는 또 다른 청소년들이 궁금해졌다.

 



동시대 청소년 예술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청소년 예술가들이 '자신'과 '창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함께 이야기하며 영감을 나누고 픈 생각에 목말라 있던 나는 관련 프로그램을 찾아보다가 아트포틴즈를 발견했다.

 아츠포틴즈(Arts for Teens)는 서울문화재단 서울예술교육센터에서 진행하는 청소년 예술프로그램이자,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와서 예술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다.


그 당시 모집 공고가 올라온 창작하는 청소년 프로필 사진&라운드 테이블 프로그램을 발견하고,

시험기간이었지만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아 고민끝에 신청했다.


 

아츠포틴즈 공간




 그곳에서는 영화 연출, 영상 편집, 연기, 음악, 그림, 패션, 글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같은 전공을 가진 친구들과 늘 같이 있다보니 여러가지 분야에 각각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었어서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첫번째 활동으로 프로필 사진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예쁘게 잘 찍고,

두번째 활동인 '라운드 테이블'을 진행했다.


 라운드 테이블은 동그란 테이블에 참여자 모두가 둘러앉아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다. 창작하는 청소년이 서울문화재단에게 바라는 점, 자신에게 창작의 의미, 더 많은 청소년이 예술있는 삶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것 등을 주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주위의 청소년들이 예술있는 삶을 즐기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중 예술프로그램을 하는 장소와 홍보 방법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대부분의 예술 교육 프로그램은 서울이나 경기권에서 진행하고 있다. 지방처럼 다른 지역에 사는 청소년들은 오기가 힘들다. 이는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마찬가지 일것이다. 다른 지역에도 더 다양한 예술관련행사와 예술 공간이 생기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다. 예술이 서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나는 청소년들이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할때 활동 범위가 많이 제약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예술인은 전국 각지에 존재하고, 넓은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전국 각지에 있는 예술 공간이나, 건축물을 체험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청소년들이 본인의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문제나 판매 방법을 자세히 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나왔다. 작품을 창작해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이를 판매하여 수익을 내고 자신의 창작물을 남들이 도용하거나 무단으로 배포하여 저작권이 침해당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물론 침해당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까지 교육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함께 얘기를 나눠보니 우리들 스스로의 이야기이지만 정작 평소에 잘 생각해 보지 못했던 문제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영화 '파벨만스' 속 한 장면



 자신의 창작활동에 대한 얘기 중 인상 깊었던 친구가 있었다.

자신이 영화를 만드는 것은 영화를 찍는 과정 그 자체를 너무나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영화를 만들때마다 항상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닥치지만 그래도 그 과정이 참 재밌다고 했다. 영화제에 출품해서 상을 타는 것을 떠나 영화를 제작해내는 순간 자체를 즐긴다는 말이 멋있게 느껴졌고, 마음에 진심으로 와닿았다. 불현듯 나는 어떤 과정을 겪을 때 가장 즐거운지 가슴속에서 슬며시 물음표가 나와 요동쳤다.


'다들 반짝이는 꿈의 초상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구나.'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들의 꿈을 향한 굳건하고도 깊은 태도에 마음이 울렸다.

그런 반짝거림이 내게도 전해져 기분 좋은 자극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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