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 _ 2부

장면 3

by 실마리

# 소연이네 집 2


//일어났니? 어서 밥 먹어. 북엇국 끓여놨어. 으이구, 다 큰 애가...

//역시 우리 엄마밖에 없어. 흐음... 할머니도 일어나셨네!

//우리 강아지, 어제 힘들었니? 밤새 뒤척이며 잠꼬대를 그리 하더라. 코도 골고. 이 할미 한숨도 못 잤어요. 허허

//아이, 정말! 부끄러워. 그래도 다행히 이는 안 갈았네. 히히

//말하는 것 하고는!.

//그래도 엄마 딸이우. 미워도 엄마 딸, 이뻐도 엄마 딸. 히히

//그런데, 얘야.

//예?


할머니는 TV를 보며 찡그린 얼굴을 하고, 식탁에서 북엇국을 후루룩거리며 먹는 소연이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저 사람들 뭐라 하는 거냐? 영어를 어떻게 한다고?

//응, 그거요. 영어를 국어랑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공식 언어로 인정하자는 거예요. 그러니까 영어랑 국어를 함께 사용하자는 거예요, 우리나라에서.

//그래, 나도 일제시대 소학교 다녔다. 국어가 뭔지, 영어가 뭔지 나도 대강은 알어. 그런데 뭐가 어째? 영어를 국어처럼 사용하자고? 그게 어디 말이나 될 법한 얘기니?

//할머니, 그래서 이 손녀딸이 노력하고 있잖아요. 제가 연구하고 있는 것만 제대로 되면 저 사람들 모두 허탕 치는 거예요.

//나는 도통 이해가 안 간다. 어떻게 영어를 국어랑 같이 사용하자는 겐지. 일제시대를 겪어 봤으면서도 어떻게 저런 얘기를 하는지. 아마도 저 사람들은 그때를 모르는 게야. 암만! 모르는 게야. 말 못 하는 설움을 모르는 게야, 암만.

//할머니는 무슨 걱정을 그렇게 하세요. 젊은 사람들이면 또 몰라두.

//소연아!


어머니는 난생처음 너무도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소연이는 순간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그냥 까마득한 기분이 들었다.


//맞는 얘기지 않니. 나야 곧 있으면 갈 거지만 어디 젊은 사람들이 배겨 나겠니? 엄연히 자기 나라말이 있는데도 남의 나라말을 배워야 한다니 원 참.

//할머니! 정말 죄...


소연이는 할머니에게로 달려가 고개를 파묻고 울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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