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할수 있을 만큼만
어릴때 친구들끼리 이런말을 자주 했던 기억이 난다.
“너 그말에 책임질수있어?”
어떤 결정을 내리거나 의견을 낼 때, 그것이 정말 책임질 만큼 확실한 것인지 묻는 말이었다. 그 질문 속에는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말과 행동에 대한 무게를 헤아리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자신이 한 말과 행동에 대해 얼마나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무심코 던진 말과 글, 근거 없는 루머와 악플, 욕설과 폭력 같은 것들은 대부분 책임감의 부재에서부터 온다. 요즘 세상은 책임감 없이 벌어지는 일들이 정말 많다. 책임을 지려하는 사람보다는 회피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종종 ‘나는 솔로’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결혼을 원하는 솔로 남녀가 모여 사랑을 찾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리얼리티 데이팅 프로그램이다. 꾸며내지 않은 듯해서 흥미롭고 사람들의 솔직한 감정과 생각이 드러나는 부분들이 재미있어 즐겁게 공감하며 보고있다.
거기서도 보면 요즘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도 연애도 부담스러워 한다. 그 이유가 혼자가 편한 세상에서 나 아닌 누군가와 맞춰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나 하나도 감당하기 힘든 세상에서 또 다른 한사람의 삶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결혼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큰 오산이다. 결혼은 평생 내편을 하나 만드는 일이다. 험악하고 힘든 세상에서 의지하며 도우며 사랑하며 살아갈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 생각한다.
책임진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능력이 있어야 하고, 능력이 있다고 해도 인생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 심지어 재난까지 모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책임감을 버려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책임의 무게를 어떻게 다루느냐이다. 내가 맡은 일에 성실히 최선을 다했다면, 혹시 실패가 찾아와도 결과를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때론 감당할 수 없는 부분까지 책임지려고 하다보면 지치게 된다. 다 책임질수 없는데 하려고 하니까 점점 그 짐이 커지고 무거워 지는 것이다. 특히 많은 남성들이 ‘가장’이라는 이름 때문에 그 무게를 더 크게 느끼는 걸 볼수있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아빠들의 마음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것도 그 무거운 책임감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책임에 대한 부담 때문에 눈앞의 기회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평생의 동반자를 만났다면 두려움에 도망치지 말자. 귀한 아이를 주셨는데 포기하지 말자. 좋은 직장을 얻었다면 최선을 다해보자. 나의 꿈이 눈앞에 보이는데 막중한 책임감에 무게 때문에 외면하고 포기한다면 나중에 후회하는 일만 남을것이다.
어떤일을 책임을 지고 했을때 더 열심히 하게되고 또 그 능력치 또한 향산된다. 책임을 져본 사람만이 알게되고 배우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렇기에 그만큼 인정받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지어주는 것이다.
오늘 이 하루를 내가 다 책임질 수는 없지만, 그 하루에 최선을 다할 수는 있다. 그러니 겁먹지 말고 한 걸음 내디뎌보자. 이 세상을 만드신 분이 책임지실 몫은 그분께 맡기고, 나는 나에게 주어진 오늘을 살아내면 된다.
주어진 이 하루에 감사하며
멋진 오늘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그렇게 오늘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