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 나이가 어때서?!!

일기편지 16

by 북짱



안녕 잘 지냈니?


오늘은 나이 듦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해.

문득, 나이가 든다는 게 어떤 느낌일가 생각해 봤어. 너도 생각해 본 적 있지? 보통 언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나 돌아보니, 생일이 되어서 한 살을 더 먹을 때, 혹은 뉴스에서 누군가의 죽음을 접할 때, 장례식에 참석할 때.. 그런 순간들이 나이 듦을 더 실감하게 만드는 것 같아.




나이에 따라 그 나이를 느끼는 감정과 태도가 참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어. 몇 주 전 70세가 넘으신 우리 엄마 생신이었는데, “정말 많이 살았다”며 조금 쓸쓸해하시더라고. 반면에 며칠 전 10살이 된 우리 아들은 한껏 들떠서 마냥 신나 기만 한 것이 딱 그 나이 답더라. 우리는 보통 중·고등학교 때는 빨리 나이를 먹고 싶어 하고 시간이 더디게만 가는 것처럼 느껴지잖아.




이제 나는 40이 조금 넘었는데 이 나이가 돼서 느끼는 건 감사하게도 나이 먹는 것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다는 거야. 아직 40대라 그런가?? 10대 20대 때는 아줌마 아저씨로 꼭 안 늙을 것처럼 나이 든 사람들이 꼰대 같고 싫게만 느껴졌는데 지금 청소년들이 나를 그렇게 느끼는 나이가 되어버렸네. 하하~




나이 들어간다는 게 슬픈가, 기쁜가 생각해 보면… 아직 슬프지는 않아. 오히려 지금의 내 나이가 딱 좋다고 느껴져. 젊었을 때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조급함이 컸는데, 지금은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늘 곁을 지켜주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어서 그런지 마음이 한결 안정되고 편안해. 이제는 조급할 것도, 불안할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아.




그런데 정말 나이가 많이 들면 어떤 기분일까?

엄마는 나이가 들수록 외롭고, 자꾸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고 하셨어. 실수도 많아지고, 마음도 여려지고, 눈물도 많아지고… 그래서 나이 드신 분들에게 더 따뜻하게, 더 친절하게 대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나이가 들수록 마음이 여려져서 상처도 잘 받고 아이처럼 고집스러워지기도 하고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실수를 하실 때도 있잖아. 그럴 때마다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드리고 받아줘야겠다고 다짐했어. 그 중 tip을 하나 알려주자면 다 아는 이야기나 했던이야기를 또 하시더라도 고개를 끄덕이며 처음 듣는것처럼 들어 드리는것~! 몇번은 더 들어드릴 수 있잖아^^ 결국 우리도 다 그렇게 나이 들어갈 테니까. 안 늙을 거 같지? 봐라~금방이다~!ㅋㅋ




그리고 나는 나이 들어도 귀엽고 예쁘고 자상하고 너그러운 그런 멋진 호호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 나이가 들수록 고집도 쎄지고 그 고집이 얼굴로 드러난다고 하잖아. 가끔 할머니들 보면 어떤 할머니는 무섭게 생기셨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또 어떤 할머니는 참 자상하고 곱게 늙으셨구나 하고 느껴질 때 있지?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인거지. 나도 곱게 멋지게 늙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 계속해서 뭐든 배우면서 말이야! 고상한데 귀여운 할머니~ 상상이 되지?!ㅋㅋ 우리 그렇게 이쁘게 늙자~ 계속 사랑하면서~ ♡






오늘은 우리 엄마를 생각하며 써놨던 시도 한편 들려줄게.^^



나이를 먹으며



마음은 여전히 청춘인데

세월은 내게 주름을 놓고 간다.


말은 엉키고

숟가락 끝에서 자꾸 흘리고

기억도 가끔은 나를 놓아버린다.


멋쩍은 웃음으로 감추려 해 보지만

입가에 맴도는 말—

“늙으면 빨리 가야지.”


그러나 마음 한구석

서러움이 밀물처럼 차오르고

눈물은 저도 모르게 번지는 것을

막을 길이 없다.


그래, 나도 늙는구나.

그래도 괜찮아 스스로를 다독이며

그렇게 오늘을 살아간다.




오늘은 시까지 한편 쓰고 주저리주저리 떠들었는데 재미있었는지 모르겠다~

오늘도 내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다음에 또 보자. 바이바이~~

keyword
이전 16화뭐 해 먹고 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