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편지 15
안녕. 별일 없이 잘 지냈니? 거긴 날씨가 어때?
여긴 지금 비가 많이 오고 있어. 빗방울이 지붕과 창문에 부딪히는 소리가 참 듣기 좋더라. 아침부터 줄곧 내리는 비를 창문 너머로 바라보며 커피를 마셨더니, 따뜻하고 쌉싸름한 블랙커피가 더 맛있게 느껴졌어. 이런 날엔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커피 한 잔과 함께 좋아하는 책을 펼쳐 읽으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겠더라고. 그 분위기에 푹 빠져서 계속 그러고만 있고 싶어 져.
하지만 현실은…! 집에서 일하는 남편 밥도 차려야 하고해야 할 일들도 많잖아? 그래도 다행히 아침에 아이들 도시락으로 삼각김밥을 쌀 때 넉넉하게 몇 개 더 만들어 두었거든. 덕분에 점심엔 삼각김밥이랑 라면으로 간단하게 해결했어. 역시 이런 쌀쌀한 날엔 뜨끈한 라면이 딱이지! 그렇지? 덕분에 점심 준비가 한결 수월했어.
사실 주부들의 가장 큰 고민이 매일 ‘뭐 해 먹이지?’잖아. 아이디어가 없어서 더 고민인데, 요즘은 인스타나 유튜브 덕분에 진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 간단하면서도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가 워낙 많아서, 괜찮아 보이면 일단 한 번 해보는 거야. 성공하면 레시피를 저장해 뒀다가 가끔 다시 해 주고!
너는 요즘 뭐 해 먹어?
나는 쉽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아이들이 잘 먹는 메뉴 몇 가지를 애용하는 편이야. 카레, 스팸 김치찌개, 삼겹살, 스테이크, 삼계탕, 스파게티 같은 것들! 그래서 오늘 저녁도 삼계탕으로 정했어. 닭 한 마리에 마늘, 통후추, 생강을 넣고 푹 끓이면 뽀얀 국물이 우러나오거든. 거기에 파 송송 썰어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춘 뒤 밥 한 그릇 말아서 아삭한 김치랑 곁들이면, 우리 가족은 그야말로 ‘폭풍 흡입’이야! 그래서 저녁 메뉴 고민도 끝~
맛있게 요리한 음식을 가족이 잘 먹어주면 그게 참 고맙고 기쁘더라. 그러면 또 더 잘해주고 싶고, 새로운 메뉴도 찾아보게 되고! 오늘도 “우리 가족 집밥 잘해 먹였다”는 생각에 뿌듯해져.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뭐든 잘 먹었어. 이유식 때부터 가리지 않고 잘 먹어서, 나도 더 열심히 이것저것 만들어 줬던 것 같아. 심지어 1살 때 우유도 딱 끊고 밥을 먹기 시작했지. 고기, 야채 가리지 않고 먹여서 그런지, 지금 초등학교 3~4학년이 됐는데도 편식 없이 잘 먹어. 덕분에 음식 할 때 고민도 덜하고, 해 먹이는 재미가 있지!
요즘은 건강도 신경 써야 하니까, 그냥 맛있는 것보다는 영양도 생각해서 만들려고 해. 특히 남편 밥은 더 신경 쓰게 되더라. 남자들은 건강보다는 자기 입에 맛있는 것만 찾을 때가 많잖아? 그래서 아보카도나 샐러드는 꼭 곁들여 주려고 하고, 야채도 데쳐서 주거나 양념을 너무 세게 하지 않으려고 해. 물론 가끔은 매콤하고 짭짤한 것도 해주지만, 자주는 아니고!
그런데 남편과 아이들 챙기다 보면, 정작 내 밥은 대충 때우게 될 때가 많아. 그래서 가끔은 조금 일찍 먼저 먹거나, 아이들 먼저 먹이고 남편이랑 둘이 식사할 때 온전히 잘 챙겨 먹으려고 해. 아이들이랑 같이 먹으면 “엄마 이거 더 줘, 저거 더 줘” 해서 챙겨주느라 편안히 앉아서 먹을 수가 없거든. 내가 잘 먹고 건강해야 우리 가족도 건강하게 잘 챙길 수 있는 거야. 내가 아프면 집밥 대신 사 먹어야 하는데, 외식이나 배달 음식은 확실히 간이 세고 짜니까 한계가 있어.

그리고 가끔은 나를 위해 외식도 해!
밥 하기 싫어서! ㅋㅋㅋㅋ
주부들 다 똑같잖아~ 남이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다는 거! 맞지?
그래서 넌 오늘은 뭐 해 먹을 거니? 아니면 외식할 거니??
다음에 또 얘기하자~
오늘도 내 이야기 잘 들어줘서 고마워~ 좋은 하루 보내고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