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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그 소소한 행복에 대하여

맛있게 드세요

by 북짱



혼밥 하시나요?




하루 중 한 끼쯤은 혼자 밥을 먹는 시간이 있지 않나요? 주부라면 가족을 챙긴 후 뒤늦게 혼자 밥을 먹기도 하고, 직장인이라면 도시락을 싸 와서 조용히 혼밥을 하기도 하죠. 혹은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식사가 오히려 불편해서 스스로 선택한 혼밥도 있을 거예요.




사람마다 혼밥을 대하는 태도도 제각각이에요. 혼자 먹는 걸 어색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기는 사람도 있죠. 코로나 이후로 혼밥 문화가 더 자연스러워졌고, 요즘은 유튜버들이 혼밥 영상을 찍으면서 더 익숙해진 것 같아요. 이제는 식당에서도 혼자 식사하는 사람을 위한 1인 좌석이 마련되어 있을 정도니까요.




저도 혼밥, 좋아해요. 사실 대부분은 가족과 함께 식사하지만, 늘 그렇듯 주부의 밥상은 온전히 편안한 시간이 아닐 때가 많아요. 아이들 챙기고, 남편 챙기다 보면 저는 대충 한두 숟갈 뜨거나 아예 나중에 먹게 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래서 가끔은 그냥 혼자 먼저 먹기도 해요. 밥을 챙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제대로 된 한 끼’를 먹고 싶은 날이 있어요.




얼마 전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이라는 책을 읽었어요. 표지를 넘기자마자 “작가님, 오늘 점심엔 뭘 드셨어요? “라는 질문이 눈에 들어왔어요. 어쩐지 참 다정한 질문이더라고요. 책 속에는 여러 작가님들이 각자의 점심시간을 기록한 글이 담겨 있었어요. 단순히 ‘혼자 밥을 먹는다’는 행위를 넘어, 어떤 공간에서, 어떤 기분으로, 무엇을 먹는지가 그날의 하루를 조금씩 바꿔준다는 이야기였어요. 그 글들을 읽다 보니 문득 혼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혼밥이 더없이 좋은 순간이 있어요. 모든 게 귀찮고, 집밥도 집안일도 지겨울 때 있잖아요. 그럴 땐 공간을 바꿔주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더라고요. 혼자라도 나가서 빵집이나 카페에 앉아 여유를 부려보는 거죠. 좋아하는 책을 펼쳐놓고, 샌드위치든 뭐든 평소 먹고 싶은 음식을 한 입 베어 물면 어쩐지 기분이 조금더 좋아지는 느낌이 들어요.




누군가는 “주부들이 가장 맛있게 먹는 음식이 남이 해준 음식”이라고 하던데, 정말 맞는 말 같아요. 내가 만들지 않은 음식이 이렇게까지 맛있을 일인가? 싶을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저는 혼밥을 하더라도 가끔은 일부러 외식을 해요. 내 손을 거치지 않은 음식이 주는 소소한 행복이 생각보다 꽤 크니까요.




이제 아이들도 많이 커서 예전보다 훨씬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게 되었어요. 가끔 가까이 사는 친언니가 “밥 먹으러 나올래?” 하고 연락을 주면,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나갑니다! 이런 기회는 있을 때 잡아야 하니까요.




혼밥을 하든, 누군가와 함께 먹든, 중요한 건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혼자 밥을 먹는다고 해서 외롭거나 쓸쓸한 게 아니라, 오히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하거든요. 혼밥의 매력은 그런 것 같아요. 누구에게 맞추지 않아도 되고, 내 기분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죠~!



어차피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잖아요. 그러니 오늘도 건강하게, 맛있는 한 끼 챙겨 드세요.


혼밥을 하고 계신 모든 분들, 힘내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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