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은행,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아이가 배워가는 정직과 내가 깨달은 여유

by 부엄쓰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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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이가 부쩍 거짓말을 자주 하기 시작했다. 며칠 전, 태권도 학원을 빠지고 집에서 도복을 입지 않은 아이를 발견했다. 내가 이유를 묻자 아이는 시간이 없어서 못 갈아입었다고 뻔한 거짓말을 했다. 이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기에 나는 손바닥을 세 번 때리는 벌을 주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며칠 뒤 회사에서 업무 중 아이에게 연락이 왔다.


“엄마, 나 학교 당번이라 학원에 늦을 것 같아. 원장님께 문자 보내야 하니까 핸드폰 잠금 좀 풀어줘.”


느낌이 이상했다. 아이의 말이 거짓말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결국 아이는 숙제를 급히 마무리하느라 늦고 있었다. 또 거짓말이었다. 이번엔 조금 다른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날 저녁, 나는 아이에게 솔직히 말했다.


“엄마는 네가 거짓말을 해서 기분이 좋지 않아. 지금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아이는 말없이 자기 방으로 들어갔고, 긴 침묵이 이어졌다.


다음 날 아침, 우리는 다시 차분히 대화를 나누었다. 아이가 내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엄마, 거짓말을 하면 결국 이자가 많이 붙는 거야?”


나는 아이의 말에 미소 지으며 답했다.


“맞아. 신뢰는 쉽게 무너지지만 다시 쌓으려면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하단다.”


아이는 무섭다고 말했다. 그 두려움이 고스란히 나에게 전달되었다. 나는 아이를 위해 거짓말 은행이라는 동화를 쓰기로 했다. 아이와 실제 있었던 에피소드를 담아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이야기를 듣던 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엄마, 민수가 나야? 그냥 내 이름으로 하면 안 돼?”


그 순간 우리 둘은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하게 풀렸다. 아이는 부끄럽다고 했다. 아이가 당장 변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내게 필요한 건 여유라는 걸 깨달았다. 그 여유를 우리는 글을 통해 서로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


아이는 나와는 다른,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다. 삶의 가치와 신뢰를 아이에게 전달하는 건 참 어려운 숙제다. 하지만 결국 나는 혼자가 아니다. 아이와 내가 함께 성장하며 서로의 마음을 배우고 이해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우리는 함께 웃으며 천천히, 단단해지고 있다.






오늘의 실천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듣고, 화내기 전에 아이 편에서 마음을 들어주기.


나에게 남기는 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우리는 함께 배우고, 함께 자라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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