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만, 더 이상 도망치지 않는다
아침이 밝았다. 눈을 떴을 때 세상은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창밖은 여전히 흐렸고, 휴대폰에는 처리해야 할 일들이 가득했다. 아이의 투정도, 회사 사람들의 무심한 말도,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전화도 모두 어제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상황에서 곧바로 감정을 억누르거나 무조건 참아내려고 애썼겠지만, 지금의 나는 내 안의 감정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었다. 나는 조용히 숨을 쉬었다. 가슴속에 작은 긴장감이 느껴졌다. 그것이 바로 불안이라는 것을, 나는 이제 잘 알고 있었다.
커피를 내리고 책상에 앉았다. 아이가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내 마음속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지금 나는 조금 피곤하고 조급하구나.'
그 감정을 그대로 인정한 뒤, 나는 부드럽게 아이에게 말했다.
"엄마가 준비하고 있어. 조금만 기다려줄래?"
아이는 투덜거리며 돌아섰다. 그런 아이의 뒷모습에 나도 모르게 작은 미소가 지어졌다.
전화벨이 울렸다. 어머니였다. 차갑고 날카로운 말투는 여전히 나를 흔들었지만, 이제 나는 그것이 엄마의 오래된 습관임을 알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말했다.
"네, 알겠어요. 그렇게 할게요."
전화를 끊고 나서도 마음이 조금 흔들렸지만, 나는 그 흔들림을 억지로 없애려 하지 않았다. 불안과 흔들림은 더 이상 내가 피하거나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었다.
그 순간, 내 안에서 아주 작은 빛이 조용히 켜졌다. 그 빛은 세상을 위한 것도, 타인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 오직 흔들리는 나 자신을 위한 따뜻하고 다정한 등불이었다.
나는 그 작은 등불을 따라 오늘 하루를 시작했다. 불안과 흔들림, 그리고 여전히 미숙한 나와 함께, 천천히 나답게 걸어가기로 했다.
이 이야기는 완벽히 치유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든 걸 이겨내고 무너지지 않는 영웅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오히려 불안하고 흔들리며, 때로는 제자리에 멈추어 서기도 하는 한 사람의, 조용하지만 깊은 여정이었습니다.
《등불》을 쓰는 내내 저는 스스로에게 자주 물었습니다. ‘정말 괜찮은 걸까?’라는 질문 앞에서 멈칫거렸고, 때로는 괜찮지 않다는 걸 받아들이는 용기를 배우기도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결국 “괜찮아”라는 말을 누군가에게 건네기 전에, 먼저 나 자신에게 속삭여주고 싶어서 시작된 글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언젠가 마음 어딘가에 작은 등불 하나를 켜고 살아가고 있다면, 그건 분명히 아주 중요한 빛이라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등불이 어둠을 완전히 밀어내지 않더라도, 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오늘 하루를 다시 살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등불》은 여기서 마치지만, 불안과 함께 걷는 삶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 긴 이야기를 함께 걸어와 주신 모든 분들께 조용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작은 등불처럼, 저도 한쪽에서 조용히 함께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부엄쓰c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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