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나빠지려고 해요

어떤 말은 마음에 선을 긋는다

by 부엄쓰c


회사에는 말을 조금 거칠게 던지는 사람이 있다.

때로는 장난처럼, 때로는 사실처럼.

하지만 그 말이 마음에 닿는 순간,

작은 파문이 일고 만다.

그날도 그랬다.


금요일 아침.

상사가 조용히 말했다.


"오늘은 오후에 일찍 퇴근해보겠습니다.

다들 일찍 퇴근하시죠."


그 말이 떨어지자,

메신저창이 잠깐 들썩였다.

익숙한 이모티콘과 짧은 웃음들.

그리고 이어진 장난스러운 대화 하나.


"저도 일찍 가요~"


잠깐의 여유가 흐르던 그 순간,

다른 한 사람이 툭— 하고 말을 던졌다.


"이럴 땐 말도 잘 들어."


말이 끝나자마자,

공기 속에 머뭇거림 같은 게 스며들었다.


후배는 멋쩍은 듯

“ㅋㅋㅋㅋㅋㅋ 너무 하시네요...”를 남겼고,

다른 누군가는

“팩트폭격하셨네요.”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정적.

이모티콘도, 말도 멈췄다.

웃음도 없이,

그저 아무 말 없는 조용한 정적만.


사무실의 공기 속에

작지만 분명한 불편함이

말보다 먼저 전달되었다.


나는 그 조용한 순간에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혼자 예민했던 게 아니었다.




그렇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 후배가

자기 방식대로 어떤 메시지를

조용히 전달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사실 그가 건넨 말의 포인트는

나 역시 불편했던 지점이었다.


내가 말을 얹는다면,

자칫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을 몰아가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고.


그래서 내가 느낀 불편함은

내 자리에서 따로 정리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그냥, 조용히 있었다.

정적을 견디는 쪽을 선택했다.




그래서 나는 정했다.

다음에 또 누군가가

선을 넘는 말을 던진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기분이 나빠지려고 해요."

"지금 말씀, 저한테는 불편해요."


흥분하지 않고, 따지지도 않고.

그저 조용하고 단호하게.

내가 느낀 감정을

상대가 스스로 알아채게끔.


나는 말싸움을 하려는 게 아니다.

나는 나를 지키고 싶을 뿐이다.


불쾌한 말에

불쾌함으로 되받아치지 않기로 했다.

기분이 나빠지려는 그 순간,

그 감정을 내가 먼저 알아채고

딱, 멈춰 세우기로 했다.


그게

회사라는 공간 안에서

내가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방식이니까.




오늘의 실천

- 불쾌한 감정이 올라올 때,

그 자리에서 내가 지킬 선을 떠올려 보기

-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기분이 나빠지려고 해요.” 라고 말해보기




나에게 남기는 말

- 기분이 나빠지기 전에 말해도 돼

- 넌 다투려는 게 아니라, 지키려는 거니까



keyword
이전 14화그럼에도, 다시 시작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