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보다 내 감정을 먼저 들여다보기

배고픔보다 먼저 채우고 싶던 건, 내 마음이었다.

by 부엄쓰c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오후였다.


회의는 산으로 가고, 메일함은 쏟아지고,

누군가는 또 예상 밖의 말을 툭 던지고 갔다.

속이 꽉 막힌 기분이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 팀 간식장이 있는 쪽으로.

그곳엔 언제나 뭔가 있었다.

달달한 초콜릿, 바삭한 과자, 작은 캔디들.

나는 습관처럼 그것들을 하나 집어 들었다.


입안이 금세 달콤해졌다.

그 순간만큼은, 잠깐은 괜찮은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자리로 돌아오는 길,

속이 편해졌는지는 잘 모르겠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또 다른 하루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와의 전쟁 같은 일과.

숙제, 씻기, 정리, 끝없는 이야기들.


어떤 날은 일과를 마친 밤에 요아정을 시켜

아이와 함께 TV 앞에 나란히 앉았다.

피곤한 기색은 사라지고 설레는 얼굴로 티비를 보며 달콤함을 삼킨다.


“맛있어?” 아이에게 물었다.

아이는 웃으며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나는 이렇게 당이 높은 걸 먹으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래도 그때만큼은

둘 다 조금 풀어지고 싶었다.


어떤 날은 아이를 위해 만든 떡볶이 앞에서

나 스스로도 놀랄 만큼 많이 먹었다.

“떡볶이는 내가 더 좋아하는데...”

농담처럼 내뱉었지만, 거의 내가 더 많이 먹고 있었다.


운동 후의 저녁도 비슷했다.

간단히 바나나와 삼각김밥으로 때운 뒤,

아이를 위해 구운 삼겹살을 하나 집어 먹었다.


“이렇게까지 안 먹어도 되는데...”

입안에 퍼지는 고소함 속에서도

어딘가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그리고 커피.


차분한 날이면 괜찮았다.

하지만 외롭거나 불안한 날이면

나는 하루 종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입에 달고 살았다.

뭔가 입에 머금고 있어야만

마음이 조금 붙잡히는 것 같아서였다.


그렇게 나는

먹으면서 나를 달래고 있었다.


어느 날 문득,

나는 나에게 물었다.


“나는 정말 배가 고파서 먹는 걸까?”


아니었다.

그저 비워지고 터질 것 같은 마음을

어떻게든 잠재우고 싶었던 것뿐이었다.


그걸 알게 된 이후

나는 조금 달라지려 애쓰고 있다.


먹기 전에 가끔 멈춘다.

“지금 진짜 필요한 게 뭘까?”


하지만 깨달았다고 해서

늘 잘 되는 건 아니다.


나는 여전히 가끔은 무심코 먹고,

가끔은 조금 참아보기도 하며

그 사이 어딘가에서

조금씩 나를 알아가고 있다.


다이어트보다 더 중요한 건

내 감정을 먼저 들여다보는 일.


나는 오늘도 그 연습을 해본다.


어설퍼도 괜찮다.

이렇게 알아가고 있는 나니까.


그리고, 먹는 대신

하루 중 나를 위한 시간을 조금씩 만들어보려 한다.


조용한 나만의 시간이든,

운동이든, 글쓰기든,

그런 순간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해주고 있다.




오늘의 실천


먹기 전에 내 마음에게 먼저 물어보기.

“지금 진짜 필요한 게 뭘까?” 하고.


그리고 배고프지 않았는데도 먹었던 순간들을

조용히 떠올려보기.



나에게 남기는 말


괜찮아.

어쩌다 먹어도, 어쩌다 흘러가도.

이렇게 알아가고 있는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저 조금 더 내 마음을 살피기로 한 오늘이

조금 더 나다워질 내일로 이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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