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말에 내가 자라는 순간들

아이의 배려에 부끄러워졌던 날

by 부엄쓰c


내가 새벽에 일어나기로 마음먹기 전, 그런 날이 생각보다 자주 있었다. 눈을 뜨자마자 온몸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한 주의 피로가 온몸에 고여 이불을 박차고 일어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이는 아침 일찍 일어나 혼자서 놀고 있었다. 잠결에 아이가 몇 번이나 나를 깨웠지만,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엄마, 일어나 봐."


겨우 눈을 뜨며 나도 모르게 투덜거렸다.


"조금만 더 잘게... 너무 피곤해."


아이는 잠시 침묵하다가 내게 조용히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엄마, 그렇게 졸려?"


그 목소리엔 불만이나 투정이 없었다. 오히려 걱정과 배려가 담겨 있었다. 갑자기 가슴이 콕 찔린 것처럼 아파왔다.

문득 생각했다. 만약 상황이 반대였다면 어땠을까? 내가 아이를 깨웠는데 계속 일어나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결국 화를 냈을 것이다.


"지금이 몇 시인데 아직도 자? 빨리 일어나!"


내 마음대로, 내 기준대로 아이를 다그쳤을 게 뻔했다. 그런데 아이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저 나를 기다려줬고, 심지어 내가 커피를 부탁하면 불평 없이 직접 내려주기까지 했다.

그날의 나는 많이 부끄러웠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더 성숙하거나, 더 배려심이 있는 건 아니었다. 나는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사실 아이가 나를 키우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엄마, 커피 마시면 좀 괜찮아져?"


커피를 내려다주며 묻는 아이의 표정이 밝았다. 그 모습에 나도 마음이 조금씩 풀렸다.

나는 다시 다짐했다. 다음엔 내가 먼저 기다려주고 배려하자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아이와 함께 이렇게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고,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가며 함께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아이 덕분에 한 뼘 더 자랐다.




오늘의 실천

아이를 기다려주는 마음을 연습하기.


나에게 남기는 말

“아이와 함께 나도 자라고 있다. 서툴러도 괜찮다.”





keyword
이전 05화완벽한 부모보다 대화할 수 있는 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