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체질의학 소설> 난망지은

난망지은(難忘之恩) : 잊을 수 없는 은혜를 뜻한다.

by 백승헌

<이 글은 28 체질의학의 발견과 연구, 의통의 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민족 고유의 의통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천고의 비법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단고기에서 동의수세보원에 이르기까지의 한민족 의통이 21세기에 세계 최고의 의학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각종 역병과 괴질, 난치병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통과 해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찾는 사람이 천하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의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것이다.>


69. 체질치료의 핵심은 특효제의 효과


“나는 단 한순간도 당신을 잊을 수 없었어요. 왜 그런지 알아요?”

승학은 유림과 감격적인 해후를 하고 함께 호텔로 갔다. 집을 구하기 전에 우선 그곳에서 유숙하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승학은 유림이 신혼집을 직접 고르게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결혼과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도 모두 계획을 세워 두었다. 그런데 승학은 유림을 본 순간부터 화산폭발을 느끼고 있었다. 온몸이 떨리며 마그마처럼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었다. 가슴이 떨리고 온몸과 마음이 허공에 뜬 상태였다.

그런데 의외로 유림은 건강미가 넘쳤고 담담했다.

그녀는 호텔에 들어오자 말자 승학에게 질문을 던졌다. 승학은 왜 그런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구름 위에 둥둥 뜬 상태에서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승학은 웃으며 농담하듯 말했다.

“유림 씨, 나도 당신을 단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어요. 너무나 사랑하니까,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거잖아요.”

유림은 승학의 말에 정색을 하며 말했다.

“승학 씨!! 저는 진지하게 말하는 거예요. 이 생각을 수 천 번이나 한 후에 오늘 당신에게 밝히려는 거죠.”

그제 서야 승학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러나 과연 무슨 의미인지 파악이 되지 않았다. 승학은 유림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과 나의 사랑이 그렇게 절대적이며 필연적이라는 것 아닌가요?”

“그런 의미로 물어본 것은 아니에요. 나는 승학 씨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거예요.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난망지은을 가슴에 품고 살았어요. 당신이 아니었으면 분명 죽었을 겁니다. 사실 내가 수선재의 대나무 밭을 자주 바라본 것은 죽음과의 연상 때문이었어요.”

“아. 그랬어요? 전혀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왜 대나무와 죽음이 연상이 되죠?”

“사람이 죽으면 대나무 막대기를 짚고 대나무에 깃발을 달고 장례식을 치르잖아요. 제가 본 대나무 숲의 대나무는 죽음을 연상하는 것이었어요. 사실 그때까지 그 누구도 내 병을 치료하지 못했죠.”



승학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림은 계속해서 말했다.

“내가 죽음을 예감할 때 승학 씨가 내 병을 고치기 위해 지리산으로 갔었죠. 하지만 저는 믿지 않았어요. 호흡을 하지 못해 언제 죽을지 모를 목숨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당신은 겨울에 그 추운 산으로 가서 귀한 약초를 구해오고 특효제를 만들어 내 병을 고치기 시작했어요. 호흡이 전혀 안 돼서 사경을 헤맬 때는 체질 침법으로 호흡을 하게 해 주었어요. 그것은 내게 엄청난 광명이었어요. 누군가가 나를 위해 그렇게 정성을 다하고 마침내 병을 고쳐주었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잖아요.”

“유림 씨가 병마와 사투를 벌이는 것을 보며 반드시 완치를 시켜야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그건 유림 씨를 향한 애틋한 감정으로 인한 거예요. 또 의학을 연구한 사람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었어요.”“그래요. 승학 씨의 생각은 그렇다고 쳐요. 하지만 저는 그때 수없이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맴돌았어요. 거의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을 즈음에 당신이 나를 살리신 거예요. 내게 당신은 난망지은의 사랑이죠. 오늘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승학 씨가 앞으로 나를 편하게 대해 주기를 바라는 뜻에서예요.”

승학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유림 씨는 나의 연인이며 아내이며 영혼의 반려자잖아요. 당연히 편하게 대해야죠.”

“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에요. 앞으로 저를 위해 너무 애 써지 않아도 돼요. 나는 승학 씨만 좋다면 초가삼간도 괜찮고 누더기 옷도 괜찮아요. 오늘처럼 이렇게 최고의 호텔도 사실 의미가 없어요. 내일 당장 일반 호텔로 옮겨요. 당신은 인류의 질병을 퇴치할 큰 사명을 짊어지신 분이에요. 저는 앞으로 당신의 옆에서 공기처럼 바람처럼 항상 곁에서 도울 거예요. 무거운 짐은 제가 짊어질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편하게 대하라는 거죠.”“그래요. 유림 씨, 무슨 뜻인지 이해했어요. 그렇게 할게요.”

승학은 대답을 하고 나서 민망한 듯 창가를 바라보았다.



유림은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승학을 안으며 말했다.

“승학 씨!! 한 마디만 더할게요. 당신을 진심으로 영원히 사랑해요. 하지만 당신이 내게 베푼 은혜, 절대로 잊지 않고 살아있는 내내 갚을게요. 이 말을 꼭 하고 싶어요.”“유림 씨 그런 말 하지 말아요. 사랑하는 사람끼리 무슨 은혜가 있고 보은이 있어요. 그런 말은 말아요.”

유림은 눈물 젖은 목소리로 흐느끼며 힘들게 말했다.

“승학 씨가 만든 오핵환과 청열환, 대간환 등의 특효제가 내 생명 줄이었어요. 오늘 아침까지 당신을 기다리는 긴 시간 속에서 나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먹고 있어요. 당신이 미국으로 떠나기 전에 손 원장님한테 신신당부하시며 특효제를 단 한 달도 빠짐없이 보냈잖아요. 아마 그 특효제가 없었다면 또 한 번 죽었을 거예요. 아니 여러 번 죽었을 수도 있어요. 당신은 내 생명의 은인이에요.”

승학은 그녀의 절절한 말을 숙연하게 듣고 있었다.

그녀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다시 말했다.

“그 특효제를 보통 사람들이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아요. 단군 의통의 비법으로 만드셨다는 것도요. 그 귀한 것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게 보내셨죠. 아마 그 특효제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있을 수도 없을 거예요. 저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그 특효제를 먹으며 당신을 그리워하고 맹세를 했어요. 앞으로 당신을 만나면 내 목숨을 수없이 구한 당신을 위해서 살 것이라고요.”



승학은 그녀를 살며시 안으면서 말했다.

“당신을 너무 사랑하니까 당연한 거잖아요. 유림 씨 그런 말 더 이상 하지 말아요. 그 특효제는 당신이 내게 준 사랑의 영감으로 만든 거예요. 그러니까 당신이 나로 하여금 만들게 한 거죠. 덕분에 다른 사람 생명을 많이 구했어요. 그건 당신이 구한 것과 같아요.”

유림은 그 말을 듣자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승학 씨!! 정말 그런 거예요? 저 위로해주려고 하는 말 맞죠?”

승학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정말 그랬어요. 오히려 내가 당신에게 감사를 해야 할 일이죠. 당신을 위해 연구한 그 특효제들로 수없이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어요. 나는 유림 씨를 통해 체질의학의 핵심이 특효제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어요. 유림 씨!! 내가 진심으로 당신에게 감사해요.”

“그 특효제가 정말 너무 좋았어요. 밥을 먹을 수도 없고 호흡이 안 돼서 차라리 죽고 싶은 사람에겐 광명 그 자체죠. 특효제일 수밖에 없는 효과예요. 정말 신기해요. 미래의 내 남편이 이렇게 훌륭한 의사라는 것을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죠.”



승학이 그녀를 안은 채로 얼굴을 더듬으며 말했다.

“정말 그런가요? 어떻게 좋은지를 말해 보세요. 정말 그렇게 좋았어요?”

“그럼요. 사실 제가 말을 하지 않았지만 놀라웠어요. 유명한 병원이나 한의원은 모두 다녀봤지만 그런 효과는 없었어요. 한 달에 1000만 원짜리 한약도 구입해서 먹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모두가 백효무익했어요. 그래서 사실 약 자체를 믿지 않았어요. 양약은 부작용이 심해서 못 먹었어요."

"아. 그랬었나요? 나는 그 부분은 잘 몰랐어요."

"정말 그랬어요. 한약 역시 효과가 없어 나중에 아예 먹지 않았어요. 그런데 특효제의 효과는 대단했어요. 신선이 만든 거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약 자체를 안 믿었다면서 왜 특효제는 먹었죠?”

“호흡을 못해 서울의 큰 병원으로 실려 갔을 때, 승학 씨가 산적처럼 수염을 길러 나타났잖아요. 당시 나는 속으로는 참 별난 사람이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당신의 눈빛에서 영혼의 빛과 진정성을 보았어요. 그 힘은 강렬했어요. 설명할 수 없는 이끌림 같은 거라고 할까? 그래서 부모님의 반대를 무릎 쓰고 수선재로 내려간 거예요. 사실 그때 죽을 각오를 하고 간 거죠.”

“생생히 기억하고 있어요. 사실 놀라긴 했어요. 참으로 용감하다고 생각했었어요.”

“당연하죠. 호흡이 안 돼서 심각해지면 죽을 수 있잖아요. 심한 호흡곤란이 오면 산소호흡기가 있어야 했어요. 그런데 그곳은 주변에 큰 병원도 없는데, 당연히 목숨을 건 거죠.”


KakaoTalk_20230706_110626572.jpg


승학은 처음 듣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림은 웃으며 말했다.

“수선재에서 승학 씨가 준 특효제를 받았을 때도 그랬어요. 오핵환이나 청열환, 대간환, 소청환 등을 처음 먹을 때는 효과를 믿지 않았어요. 죄송해요. 승학 씨!! 너무 솔직하게 말했나요?”

“그래요. 솔직하게 말하세요. 괜찮아요. 유림 씨가 그리 말하니까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워요.”

“처음엔 정말 그랬어요. 그런데 약을 먹고 나자 말자 편해지는 거예요. 이럴 수가 있나? 우연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 일주일 복용하고 나서 너무 좋아지는 거예요. 밥맛도 있고 속도 편하고 기운도 났어요. 그래서 그간 굶주린 상태에서 갑자기 식탐이 생겨 많이 먹고 몇 번 호흡곤란이 온 거였어요.”

“아. 그때 식탐이 발동해서 그랬군요.”

승학은 잘 알고 있었지만 농담하듯이 그렇게 말했다.

“당시 호흡곤란이 심하게 왔을 때 순간 큰 병원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승학 씨가 와서 침 자리를 표시할 때부터 이상하게 호흡이 안정되어 갔어요. 이상하다 생각하는 순간 그 자리에 침을 놓으니까, 속이 시원해지며 호흡이 되는 거였어요. 정말 놀랐어요. 그 후 2번 더 호흡곤란이 왔지만 당신이 표시한 침자리에 침을 놓으니까 쉽게 회복을 했던 거죠.”

“아. 그랬군요. 그때 오원장이 침을 잘 놓은 거였어요.”

“아니에요. 난 정신이 없었지만 그 순간 알았어요. 승학 씨가 침 자리를 표시하는 순간부터 좋아지는 느낌, 그리고 그다음에 더 심한 상태에 다시 침 자리를 표시하는 순간에도 또 느꼈어요. 그때 확실히 승학 씨를 알아봤어요. 내 눈에 승학 씨는 침의 신선 같은 느낌이었어요. 정말 대단했어요.”

유림은 그 말을 끝으로 승학을 힘차게 껴안고 키스를 했다. 두 사람은 일순간 언어가 끊인 교감의 세계로 이동했다. 말이 필요 없는 둘만의 은밀한 시간이 꿀물처럼 아주 천천히 끈적끈적하게 흐르고 있었다.

keyword
이전 08화68. <체질의학 소설> 일목요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