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체질의학 소설> 새옹지마

새옹지마(塞翁之馬): 복이 화가될수도 있고 화가 복이 될수있다는 뜻이다.

by 백승헌

<이 글은 28 체질의학의 발견과 연구, 의통의 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민족 고유의 의통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천고의 비법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단고기에서 동의수세보원에 이르기까지의 한민족 의통이 21세기에 세계 최고의 의학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각종 역병과 괴질, 난치병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통과 해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찾는 사람이 천하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의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것이다.>


81. 난치병에 걸리는 것도 복이 될 수 있다.


“손에 심각한 피부병이 생긴 것 아닌가요?”

유림이 승학의 손과 팔의 수많은 각질을 보며 물었다. 승학은 집필과 연구에 몰입하여 거의 8개월간 혹사했다. 그 영향 때문인지 어느 날부터 하얀 각질이 손과 팔에 생기며 떨어졌다. 간지럼도 심하고 간헐적으로 통증도 따랐다. 처음에는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증세가 심해지자 유림이 걱정을 한 것이었다.

승학은 그 피부병이 건선이라는 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다행으로 받아들였다.

승학은 유림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이것이 새옹지마가 되는 병이죠. 일부러 걸리려고 해도 힘든 난치병이 제 발로 왔으니, 그렇지 않겠어요?”

“아니, 어떻게 그것이 전화위복이 되죠?”

유림이 정색을 하며 반문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유림도 나름대로 알아본 바로는 건선의 증세였다. 또 건선이 암보다 더 고통지수가 높은 난치병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승학은 유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이렇게 손을 잡아도 전염이 되지 않아요. 안전한 병이죠. 이런 난치병에 걸린 것은 피부병 연구를 하라는 하늘의 뜻이고 행운이죠. 내게 오는 모든 질병을 앞으로 더는 두려워하지 않아요. 오히려 연구과제로 새옹지마의 병이라고 감사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거죠.”

유림이 웃으며 말했다.

“참 당신의 긍정적인 생각은 못 말려요. 그리 생각하니 새옹지마의 병이 될 수도 있겠네요. 다만 빨리 고쳐서 다른 사람들의 건선을 고칠 수 있을 때 그렇지 않겠어요.”

“그건 맞는 말이죠. 한데 나는 이 건선을 몸으로 조금 더 느낀 후에 고치고 싶어요. 약국이나 병원에서 약도 먹어보고 연고도 발라보며 어떠한지도 좀 비교하면 더 좋을 것 같아서죠.”

“일부러 고생을 사서 할 필요는 없잖아요. 빨리 고치시지 그래요.?”

“전염도 안 되는 안전한 손님이라서 조금 대접한 후에 고쳐야죠. 만약 초기에 고쳐버리면 심도 깊은 연구는 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그렇죠. 조금만 더 지켜본 후에 고치면 돼요.”

승학은 건선을 지켜보며 피부과나 약국의 약과 연고를 바르며 실험을 하기 시작했다.



신기한 것은 각종 좋다는 건선의 약이나 연고가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었다.

스테로이드가 잔뜩 들어간 연고를 사용하면 처음엔 약간 좋아지는 듯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증세가 더욱더 심각해졌다. 피부에 좋다는 각종 연고들 중에 효과가 좋은 것이 없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유림이 한 마디 했다.

“저도 아파봐서 잘 알지만 양약이나 연고는 한계가 있어요. 절대 완치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단지 관리하고 통증을 줄여주는 정도죠. 그것을 아시잖아요. 그만 고치시는 것이 어때요?”

“아직은 참을 만해요. 조금 더 시켜보죠. 지금 말레이시아 자생약초를 연구하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요.”

승학은 그렇게 말하고 내심으로는 전화위복의 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증세가 심해지자 각질이 수북이 떨어지고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간지럼으로 심해져서 자신도 모르게 손과 팔을 긁기도 했다.

그러자 친한 이웃이나 환자들이 다들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왜 저 정도 심해지는데도 고치지 않는가 다들 의아하게 생각했다. 승학은 일일이 설명하기가 그래서 괜찮다는 말만 했다.



그러던 중 말레이시아 한의사들의 모임이 있었다.

승학은 그들 8명이 모인 가운데 손을 내밀며 물었다.

“이 증세가 무슨 병인 것 같나요?”

다들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건선이잖습니까? 아주 난치병인데 어쩌다가 걸리셨어요?”승학이 다시 물었다.

“이 병을 한약으로 고칠 수 있나요?”

이번에는 다들 고개를 저었다. 고치기 힘들다는 뜻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건선은 피부과에서 난치병으로 분류한 자가 질환이었다. 당연히 피부과나 한의원에서 건선을 고친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승학은 그들에게 선언하듯 말했다.

“이 건선을 체질의학의 특효제로 한 달 만에 고치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한 달 안에 고칠 수 있습니다.”

그들 중 한 명인 정원장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건 불가능합니다. 한약을 한 1년간 꾸준히 먹으면 좋아질 수는 있지요. 완치까지는 힘들 겁니다.”

다들 불가능하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승학은 말레이시아 자생약초로 만든 특효제를 사용하면 반드시 1달 안으로 낫는다는 확신이 있었다. 말레이시아 자생약초를 영어로 번역한 책을 읽고 나서 연구한 결과가 그랬다.

하지만 일반적인 한국이나 중국의 약초로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강렬한 태양열과 건조한 날씨인 말레이시아 자생약초만이 가능성이 있었다.



승학은 한의사들과 만난 그날 밤에 특효제 약재를 엄선했다.

건선과의 한판 승부였다. 세계의 모든 의학이 손을 든 그 난치병에 대한 선전포고이기도 했다.

병은 손님처럼 오지만 사실상 적군이었다. 그 병이 몸에 퍼지고 뿌리를 내리면 오히려 몸과 마음을 점령하기도 했다. 대부분 중환자들은 병의 적군이 몸과 마음을 점령했다. 그만큼 난치병의 경우 병의 세력이 강했다. 그러나 승학은 조금의 불안이나 두려움이 없었다. 인간이 달나라를 간 것은 과학적인 기술과 천체물리학, 천문학의 발달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건선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었다.

과학적인 약효를 지닌 특효제에 건선은 무력해지고 사라질 것이었다.

승학은 정성을 다해 특효제를 만들고 복용하기 시작했다.

곁에서 그 모든 것을 지켜보는 유림은 걱정이 되는 듯 승학의 손을 보며 물었다.

“정말 나을 수 있겠죠?”

“당연히 정확한 처방을 하면 자연스러운 치료반응이 나올 거예요. 이제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은 없어요. 낫고 있다는 증거죠.”

“저도 나을 것이라 믿어요. 체질의학이 아무도 고치지 못한 제 목숨을 살렸잖아요. 제가 겪었던 증세에 비하면 건선은 아무것도 아니죠. 저는 당신을 믿어요.”

유림의 그 말은 승학에게 큰 힘이 되었다.

유림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실제 승학이 치료하기로 결심한 것은 극심한 통증 때문이었다. 아무리 연구를 위해 증세를 지켜본다고 해도 통증과 간지럼은 참기가 힘들었다. 승학은 그 고통을 겪을 때마다 다른 건선환자들을 생각했다. 아마도 그들은 고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부과나 약국을 찾을 것이었다. 또 유명한 한의원을 찾아다니며 혹시나 하는 희망을 찾고 있을 것이었다. 승학은 고통받을 환자를 생각하며 연구를 했고 특효제를 만들었던 것이다.



한 달이 되자 승학의 건선은 말끔하게 나았다.

기적과 같은 놀라운 효과였다. 유림을 비롯한 이웃이나 친한 환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전에 만났던 한의사들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결과를 알려주었다. 그들은 놀라워했다. 그들 중 몇 명은 특효제 처방을 알려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다.

곁에서 모든 과정을 지켜본 유림도 믿기지 않는 듯이 말했다.

“사실 저는 당신이 나을 것이라 믿었어요. 하지만 한 달 내에 고쳐질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나요? 그런데 어떻게 해서 당신은 한 달 만에 그 난치병 건선을 고칠 수 있었죠?”

승학은 유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일반 환자들은 3개월 이상 걸릴 수 있어요. 하지만 나의 경우는 다르죠. 그간 한약을 엄청나게 복용해서 몸의 약성 수용치가 높아요. 보통 사람들의 하루용량보다 훨씬 고용량을 복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한 달분 량의 약이지만 고용량으로 남들 3개월치 정도 되는 약성이 집중되어 있어요. 그것 때문에 가능한 거죠.”

“아. 이제 이해가 돼요. 소주를 한잔 먹어도 취하는 사람이 있고 5병을 마셔도 멀쩡한 사람이 있듯 약의 수용용량이 다르다는 말씀인 거죠? 당신은 대량요법으로 빨리 효과를 보았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는 거죠?”

“그래요. 정확히 이해하셨어요. 당신도 예전의 증세로 약을 엄청나게 복용해서 나와 마찬가지 상태일 거예요. 그간 특효제 복용을 많이 해서 약의 선택적 흡수성이 높아져 있어 그렇지요.”

“아. 그건 참 다행이네요. 맞는 말씀 같아요. 당신이 말레이시아 자생약초로 만든 자궁강화제가 너무 효과가 좋아서 놀랐던 적이 있거든요. 물론 약효도 좋지만 제 몸에서 선택적 흡수성이 높은 것이네요.”



승학이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인간사 모든 일이 전화위복이 있죠. 심하게 아팠던 것도 전화위복이 되어 인생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도 있죠. 성격이 날카롭거나 부정적인 사람도 부드럽고 긍정적인 사람이 되기도 하죠. 그것 역시 화가 복이 된 거죠.”

“지금 제 얘기하시는 거죠?”

유림이 화난 척하며 물어보자 승학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유림도 같이 웃으며 말했다.

“많은 환자들이 병으로 인한 고통으로 인성이 변하고 삶을 더욱더 소중하게 생각하더군요. 그런 면에서 우리 부부는 참으로 행복한 것 같아요.”

승학은 다시 말끔하게 회복된 손으로 유림의 손을 잡았다.

따뜻하고 아득한 감촉이 전해졌다. 두 사람은 마주 잡은 손으로 건선에 걸린 것이 행운이 되어 다른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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