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세에 대한 생각이 행운을 결정한다.
“저는 항상 운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좋은 생각인가요?”
황반변성으로 잘 보지 못하는 30대 후반의 여성 S 씨가 웃으며 말했다.
"어떤 상황이라도 운이 좋다고 믿을 수만 있다면 좋은 운세는 계속되지요."
나 역시 웃으며 답변했다. 그러나 그는 객관적으로 좋은 운세는 아니었다. 그녀는 병원에서 황반변성을 진단받고 시력을 잃을지도 모르는 심각한 상황에 있었다. 그런데도 그녀가 운이 좋다고 하니, 정말 운세가 좋은 여성이라고 생각했다. 현대의학으로 관리치료는 하지만 불치라고 하는 병을 앓으면서 그런 말을 하기는 쉽지 않다. 나는 그녀를 보며 진지하게 질문을 했다.
“만약 황반변성을 못 고친다고 해도 운이 좋다고 생각하실 건가요?‘
“당연하지요. 말기암도 아닌데 그나마 좋은 운이 아닌가요?”
그녀는 덤덤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녀가 참으로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다른 운명학적 판단을 떠나서 그녀가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한 그녀의 운세는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기 때문이었다.
운세는 느끼고 생각하는 대로 방향을 잡는다.
운이 좋거나 나쁘다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이다.
그 누구도 운세의 기준을 정한 것도 아니고 운세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 오늘의 불운이 내일의 행운이 될 수 있다. 또 오늘은 웃지만 내일은 울일이 생기기도 한다. 대표적인 하늘의 운세는 날씨이다.
드라마 도깨비의 명대사 중에 날씨에 관한 것이 있다.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그리고 무슨 일이 벌어져도 네 잘못이 아니다.
날씨처럼 운세도 변화가 많고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운세의 방향이 결정된다.
모든 날이 좋았다고 그리고 무슨 일이 벌어져도 네 잘못이 아니라면? 운세가 아주 좋은 상태이다. 도깨비의 명대사에서 정말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은 '그리고 무슨 일이 벌어져도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누군가가 말해주는 것이다. 그것은 가까운 사람 혹은 연인, 아내가 그렇게 건너는 말은 엄청난 힘이다. 운세가 단지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더불어 형성된다는 사실이다.
혼자서 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누군가가 네 잘못이 아니라고 하고 같이 극복해 나갈 수 있다면 그건 강력한 운세를 만드는 것이 아니겠는가? 좌절하고 고통을 느끼면 불행이고 학습이고 교훈이라 느끼며 행운이다. 운세의 기준은 절대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라도 자신이 혹은 곁의 누군가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가에 따라 운세의 방향이 정해지는 것이다.
S 씨는 황반변성을 치료해 달라고 했다. 그녀는 솔직하게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았다.
“사실 한의학으로 황반변성을 치료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인터넷 리서치를 해보니, 한의학으로 황반변성 고치는 곳도 없고 막막했어요. 하지만 체질의학이라면 고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지푸라기라도 잡은 심정으로 왔어요. 여기 말레이시아 병원은 보험적용이 안되어 저로서는 치료받기가 거의 불가능해요.”
그녀는 말레이시아 병원에서 주사와 치료를 받고 병원비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한 번에 220만 원이 청구되어 잘못 보았나 하고 간호사한테 물어보았다. 간호사가 황반변성 주사와 치료는 원래 그렇게 비싸다고 설명했다. 그녀로서는 마른하늘에 벼락을 맞은 느낌이었다. 그러한 치료를 한 달에 한번씩 해도 완치는 안 되고 악화를 막는 효과만 있다니? 그럴 만도 했다. 그녀의 월급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고 당장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그녀는 하는 수 없이 인터넷 리서치를 심층적으로 한 후에 찾아왔다고 말했다.
“정말 운이 좋으십니다. 황반변성을 고칠 수 있는 곳을 찾아왔으니, 대단한 운세입니다.”
나는 그전에도 황반변성을 여러 번 고친 적이 있어서 담담하게 말했다.
“저도 꼭 나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늘 운이 좋으니까 나을 거라 믿어요.”
그녀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 황반변성 치료를 하고 나서 3개월이 지나서 그녀가 하루는 웃으며 말했다.
“오늘 병원 가서 확인했어요. 의사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황반변성이 완치되었다고 말했어요. 너무 기쁜 일이죠. 너무너무 감사해요.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게요. ”
그녀는 그후로 지금까지 꾸준히 연락을 해온다. 지금까지 재발도 없고 아주 건강한 눈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의학으로선 불치병인 황반변성은 그녀의 운이 좋다는 믿음이 실제 좋은 운을 만든 결과이다. 만약 불운하다고 느꼈다면 인터넷 리서치를 하지 않고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지 않았을 것이다. 운세를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며 행동하는가가 그 정도로 중요한 것이다.
운세에 대한 느낌과 생각의 중요성
운세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기준이 될 정도의 좋은 스토리가 있다.
L씨는 과학자로 2006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 사막 한가운데서 지질조사 중 차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했다. 그로 인해 목 아랫부분이 모두 마비되는 중상을 입었다. 그는 졸지간에 전신마비 척수장애인이 되었다. 당신이 그런 상황이라면 어떤 생각을 할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모든 걸 잃은 줄 알았어요. 그런데, 딱 보니까, 최소한의 부분(머리)을 남겨놨더라고요. 그래서 다쳤지만, 하늘에 감사하게 생각했어요. 나한테 진짜 하고 싶은 이 직업을 줬고, 그걸 할 수 있게끔 최소한의 부분(머리)을 남겨줬기 때문이죠.”
또한 그는 덧붙여 이렇게 말했다.
“오 년 전, 십 년 전에 안 다치고 이 싯점에 다친 게 그게 얼마나 다행인가요. 컴퓨터 덕분에, 참 여러 가지로 나는 행운아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과학자로서의 그의 인생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자연과학자로서 세계를 누벼야 하는 그에게 전신마비 장애는 사망선고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운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실제 행운이 찾아왔다.
그에게 기적을 가져다준 계기는 전화 한 통이었다. 서울대의 이건우 교수가 경암교육문화재단의 학술상 부상으로 받은 1억 원을 그에게 기부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불행한 사고 이후에 곧바로 행운을 받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분이 자신이 받은 상금을 나에게 전부 기부했습니다. 사고가 난 후 3개월이 지난 2006년 10월의 일입니다. 그분의 기부가 있은 뒤 저는 다시 강단에 서야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그는 사고 후 6개월 만인 2007년 1월 학교로 돌아왔다. 그러자 그의 기적과 같은 재기 소식은 차츰 언론 매체들을 통해 전국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경암교육문화재단은 이건우 교수의 선행을 알고 서울대에 장애인 의료장비 개발 센터 설립 명목으로 또다시 1억 원을 쾌척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원 ‘보조재활공학센터(CARE)’가 만들어졌다. 경기도는 센터 설립을 위한 땅을 내줬다. 그는 2010년부터는 지식경제부의 후원으로 장애인을 위한 100억 원대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이러한 과정을 이렇게 말했다.
“제가 실의에 잠겨 있을 때 생판 모르는 분의 기부에 의해 재기의 의지를 다질 수 있었고 결국은 100억 원 규모의 프런티어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또 서울대가 장애인을 위한 사업에 앞장설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만들어낸 거죠.”
그는 한국의 스티브 호킹이라고 불리 우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이다.
보통 사람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행운을 느끼고 생각했기 때문에 운세가 좋아진 것이다.
그는 힘주어 말했다.
“절망에 빠진 과거와 힘든 현재를 얘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저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희망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과학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
그는 덧붙여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희망을 얘기하기엔 난 너무나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희망 전도사라기보다는 과학 전도사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보통 사람의 관점으로 과연 그는 운이 좋은 사람이 맞을까? 아마도 불운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운이 좋은 사람이 맞다. 그가 주관적으로 운이 좋다고 했고 실제 좋은 운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그와 비교하여 사지육신이 멀쩡하고 건강한 사람이 자신이 불운하다고 말하면 그에게 미안하지 않을까? 그가 유명한 과학자이고 정신력이 강하다고 해도 객관적인 현실은 중증 장애인이다.
헬렌 켈러, 오체 불만족의 일본인 작가 오토타케 히로타다, 호주출신의 오체불만족 닉 부이치치를 비롯해서 그와 유사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운세를 고정적이거나 우주가 개인에게 미치는 힘이라 생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운세의 현주소는 몸과 마음이다. 당연히 운세를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가에 따라 방향이 결정된다. 아무리 심각한 불운이라도 좋은 운을 확신할 수 있다면 좋은 운세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 운명을 뛰어넘는 길을 선택해서 나아가는 것, 그것이 운세를 만들고 경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