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향의 효능은 역사와 민중속에서 기록된 문헌들이 보증한다.
“침향에 대한 문헌연구들이 많이 있나요?”
60대 후반의 대학교수를 은퇴한 L교수가 질문을 했다.
그는 수많은 논문을 쓴 유명한 교수답게 문헌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나는 그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문헌을 찾아보면 아주 다양하게 많이 있습니다.”
“침향에 대한 문헌 연구를 한번 해 보고 싶습니다. 알고 계신 내용을 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부분을 알고 싶으시면 본초학에 대해서 강론을 해야 합니다.”
"좀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저는 논문을 많이 쓰며 살아와서 그런지, 항상 관심 있는 주제는 논문을 읽어야 이해가 되고 받아들이게 되더군요."
나는 오랫동안 연구하고 기록한 노트를 꺼내며 말했다.
"문헌연구를 한 자료를 여기에 모아 두었습니다. 저 역시 책 집필이나 논문 쓰기를 좋아해서 기록들을 잘 모아둡니다. 기록하지 않으면 체계가 안 잡히고 연구가 되지 않더군요."
나는 그에게 노트를 보여주며 침향의 문헌연구를 설명했다.
침향에 대한 내용이 수록된 문헌의 기록
1. 교주이물지(交州異物志)
침향에 대한 최초의 기록인 중국 후한시대 양부(楊孚)의 저서.
‘교주(交州, 지금의 베트남)에 꿀향기처럼 달콤 알싸 한 향이 나는 나무 밀향수(蜜香樹)의 줄기 속과 마디에 있는 단단하고 색이 검고 물에 가라앉는 수지 부분이 침향(沈香)이다’
2. 본초경집(本草經集)
중국 양나라 도홍경(A.D, 456~ 536)이 5세기 말경에 편찬한 본초학서
전 7권. 본초경집주.
‘침향은 풍수로 심하게 부은 것을 치료한다.’
3. 신수본초(新修本草)
중국 당나라 소경(蘇敬) 등이 659년에 편찬한 본초학서.
세계에서 최초로 국가에서 반포한 약전이다.
‘침향, 청계, 계골, 마제, 전향은 모두 같은 나무이다’
4. 본초습유(本草拾遺)
중국 당나라 진장기(陳藏器)가 편찬한 의서. 전 10권.
‘물에 가라앉는 것은 침향, 뜨는 것은 전향이다’
5. 뇌공포자론(雷公匍炙論)
3권, 송나라 시대의 서적, 한의학 역사상 가장 오래된 수치에 대한 전문 서적.
‘침향은 마르지 않은 것을 쓰라’
6. 남주이물지(南州異物志)
삼국시대인 오나라 손권 시대에 쓰인 서적.
‘물에 넣으면 가라앉으니 침향이다’
7. 해약본초(海药本草)
본초 저작. 6권. 10세기 초에 5대 전촉인 이순(德潤)의 저서.
‘침향의 맛은 쓰고 따뜻하며 독이 없다’
8. 일화자제가본초(日華子諸家本草)
일화자(日華子)가 개보(開寶) 연간에 편찬한 본초학 의서. 전 20권.
‘침향은 중초를 조화롭게 하고 오장을 보한다.’
9. 증류본초(證類本草)
송 이전의 본초학 성과를 집대성한 것으로 이시진의 <본초강목>이 저술되기까지 약 500여 년간 의생들이 긴요하게 사용한 대형 본초서.
‘침향은 오약으로 보좌하면 막힌 기를 흩어준다’
10. 본초도경(本草圖經)
중국 송나라 소송(蘇頌) 등이 편찬하여 1061년에 간행된 의서. 전 20권,
‘전해 내려온 침향을 정리하다’
11. 본초별설(本草別說)
진승(陳承). 중국 송나라의 의학자. 여러 약초 관련 서적을 정리하여 편찬.
‘침향을 약으로 쓰는 것은 물에 가라앉는 것이다’
12. 본초연의(本草衍義)
중국 송나라 구종석(寇宗奭)이 편찬하여 1116년에 간행된 의서. 전 20권.
‘침향은 위기를 보호하고 조화하는 상품약이다.’
13. 진주낭(珍珠囊)
금나라의 장원소가 1188년에 저술.
‘침향은 맵고 뜨거우며 순수한 양이다’
14. 탕액본초(湯液本草)
원대(元代), 왕호고(王好古)의 저서
‘침향은 모든 기를 길러준다’
15. 만병회춘(萬病回春)
명나라 공정현(廷賢)이 1588년 펴낸 종합의서.
‘침향은 하늘에서 땅까지 두루 통하게 한다.’
그는 설명을 듣고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침향이 근래에 유명해진 약재가 아니군요. 정말 뿌리가 깊은 영약 중의 영약이군요. “
“예, 그렇습니다. 한 때 크게 유명했던 오가피나무나 헛개나무, 황칠나무 등과는 역사와 전통에서 차이가 많이 납니다. 물론 다들 좋은 약재이지만 침향은 오랜 세월 검증된 약재라는 점에서 차이가 납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검증된 약재라야 하고 많은 분들의 연구가 바탕이 되어야 신뢰할 수 있겠지요. 한 때 유명했던 약재가 어느 날 꼬리를 감추거나 과장광고가 된 약재들도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2010년 유명했던 광고도 그랬었죠. “산수유, 남자에게 참 좋은데, 남자에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당시 광고카피 만으로도 유명했었죠. 남자에게 왜 좋은지? 구체적인 표현은 없이 호기심만 유발했었지요. 그런데 요즘은 사라진 것 같더군요."
"저도 그 광고 카피는 기억합니다. 그 때는 그 광고로 산수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지요. 그와 유사하게 광고를 많이 했던 오가피나 헛개나무 등도 그랬었습니다. 한때 유명했지만 지금은 관심에서 사라진 것도 많습니다."
그는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더욱 더 침향의 문헌연구에 관심이 많은 겁니다. 오랜 세월동안 검증되고 효과가 확실한 것을 찾고 싶은 것이지요."
"저 역시 교수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그래야 신뢰할 수 있고 효과를 검증할 수 있으니까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가 침향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많이 검색해 봤지만 이렇게 오래된 문헌연구가 된 것은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오늘 찾아뵙고 여러 가지 질문하기를 참 잘한 것 같습니다.”
“아. 그러신가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진지하게 문헌연구를 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이렇게 문헌에 대해 관심을 가진 분들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에게 실제 자연산 침향을 보여주며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하지만 그는 무엇인가 더 알고 싶은 표정을 지으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나는 그를 보며 무엇 때문에 그가 침향의 문헌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지 의문이 들었다. 나는 그와 더불어 침향의 문헌연구에 더 깊이 끌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