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이관개방증이 뭔가요?
이관개방증과 이명, 돌발성 난청, 메니에르를 비슷하지만 다른 병증이다.
"물속에 들어간 것처럼 귀가 먹먹하고 소리가 울려요.”
40대 초의 여성 M 씨가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느 날부터인가 귀가 울리고 말소리도 울려요. 이명이라고 해서 병원에도 가고 한의원에도 가봤지만 차도가 없어요.”
그녀는 내가 미처 말하기 전에 자기의 증상을 말했다.
나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그녀에게 물었다.
“삐하는 금속성 소리가 들리거나 둔탁한 소리가 들리기도 하나요?”
“그런 소리는 없어요. 하루종일 귀가 울려서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정신이 없고 집중이 안 돼요.”
“그건 이명이 아니고 이관개방증입니다. 비슷하게 귀의 병증이지만 증세나 치료법이 확연히 다릅니다.”
“이관개방증이 뭔가요? 처음 들어보는 병명입니다.”
나는 그녀에게 그 증상을 설명했다.
이관개방증이란 무엇인가?
유스타키오관이라고도 불리는 이관은 코와 귀를 연결해 외부 기압과 중이의 압력을 맞춰주는 수도 파이프처럼 생긴 기관이다. 침을 삼키거나 하품할 때 잠시 열렸다 닫히면서 중이와 외부의 압력을 맞춰주는 기능을 한다. 평상시 닫혀 있다가 상황에 맞게 열리면 이관은 정상이다.
그러나 항상 열려있는 상태를 이관개방증이라고 한다.
이관개방증의 증상
대표적인 증상은 자신의 목소리나 숨소리가 귀에서 크게 울려 들리는 자가강청이 나타난다. 마치 수영장 안에 있거나 귀가 물속에 있는 것처럼 먹먹하고 청력이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있다.
때론 귀에서 펄럭펄럭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러한 증상으로 청력이 떨어지는 질환인 돌발성 난청이나 메니에르병, 이명증 등으로 혼동하기도 한다.
그녀는 설명을 듣고 나서 말했다.
“저는 그동안 이명증으로 알고 있었어요. 병명이야 어쨌든 큰 병원이나 한의원에서 치료해도 차도가 없어서 너무 힘들어요.”
“어떠한 점이 힘이 드시는가요?”
“귀가 웅웅하거나 울리거나 가끔씩 펄럭펄럭 거리기도 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하루빨리 이 답답한 물속에 빠진 듯한 증상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나는 그녀의 체질진단을 한 후에 말했다.
“뇌혈관 질환이나 운동신경섬유 질환, 다발성 경화증 등 근육을 위축하는 질환이 이관개방증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내가 치료했던 이관개방증은 상기증이나 소화기능저하, 심폐의 열로 인해 발생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현재 부인의 증세는 소화기능 저하가 주원인입니다. “
그녀는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정말 그런가요? 이 증세 때문에 여러 군데 병원이나 한의원을 다녔지만 처음 듣는 진단입니다. 그런데 사실 소화기능 저하가 맞습니다. 그것이 연결이 될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귀부분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귀의 림프관의 이상, 뇌의 지나친 열감을 유발해서 그렇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가 될 수 있는 건가요?”
그녀는 여러 병, 의원을 순례해서 그런지 의심이 많았다.
하지만 치료를 받으면서 그녀의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침치료와 한약치료를 병행하고 일주일 후에 다시 와서 말했다.
“증세가 80% 이상 사라졌어요. 깜짝 놀랐어요. 첫날 치료받은 후에 50% 좋아져서 속으로 설마(?)하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정말 낫네요.”
나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
“모든 질병은 나머지 남아 있는 20%가 중요합니다. 그 잔당의 증세들을 말끔히 치료해야 재발이 없습니다.”
“그래요. 뿌리가 뽑힐 때까지 완전히 치료를 받겠습니다.”
그녀는 한 달간 치료 이후에 그 증세가 사라졌다고 감사해했다.
사실 이관개방증은 현대의학으로는 난치성 질환이다.
그러나 정확한 원인진단을 하면 치료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녀의 경우, 오랜 시간 헤맨 것은 ‘이명’이라고 하는 잘못된 진단과 처방이었기 때문이었다.
질병치료의 문제는 언제나 정확한 진단이며 처방의 적확성에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