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사주대가와 도사 찾아 삼천리

사주학의 원리 5. 단순한 점술을 뛰어넘은 우주의 부호임을 발견했다.

by 백승헌

갑자기 집안은 아수라의 지옥이 되었다.

통곡소리와 흐느낌이 한 달 이상 지속되었다. 아버지는 매일 만취상태로 들어와서 울었고 어머니는 머리를 풀고 땅을 치며 통곡했다.

승원도 괴롭기는 마찬가지였다. 누나의 죽음을 목도한 그 충격을 지울 수 없었다.

날이 어두워지면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지켜본 그로서는 삶과 죽음의 경계가 희미해져 있었다. 또 저녁이 되면 귀신이 나타날 것 같아 두려웠다.

아무리 누나였지만 귀신으로 나타날 것 같았다.

그 기억은 깊은 트라우마로 승원을 따라다녔다. 그 후 어머니의 사주에 대한 맹신은 그를 늘 불안하게 했다.

부적을 지니게 했고 물가는 못 가게 했다. 이런저런 일들로 해서 승원은 사주에 대한 거부감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었다.


사주대가를 만난 이후 승원은 사주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기로 했다.

냉철하게 객관화해보기로 했다. 대성은 그 후에 만나면 우스개 소리로 사주를 안주 삼았다. 하지만 승원은 진지하고 깊이 있게 분석하기로 했다.

‘과연 사주와 운명의 관계는 일치할까?’

그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도사 찾아 삼천리를 했다. 승원은 대학생이었지만 여러 알바를 하며 돈을 벌었다.

그런데 그 돈의 대부분을 도사를 찾는 데 사용했다.

당시 대한민국 최고의 메카는 부산이었다. 전국구 스타들이 즐비했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과의 인연으로 유명한 박도사를 비롯해서 수많은 도사들이 있었다. 승원은 그들을 찾아 헤맸다.

박도사의 경우 복비는 3만 원이었고, 관상대가 찬물샘 선생 역시 3만 원이었다.

당시 시세로는 큰돈이었다.


승원은 사주를 잘 보기로 유명하다면 모조리 찾아다녔다.

한 곳에 빠지면 중독이 되는 성격도 한몫을 했다. 그 과정을 통해 승원은 사주학의 원리에 과학이 있음을 느꼈다. 단순한 점술을 뛰어넘은 우주의 부호음을 발견했다. 만약에 단순한 예측술이라면 공통적인 논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주의 논리에는 특정한 부호와 암호가 있었다. 무조건 논리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부호와 암호 체계가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승원은 사주대가와 도사 찾아 삼천리를 1년간 했다.

단순 취미 수준이 아니었다. 르포기자처럼 메모하며 통계를 내면서 했다.


승원은 그간 모든 데이터를 메타분석을 하며 치밀하게 분석했다.

그 결론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것이었다. 단순한 운명론이 아니라 과학임을 새롭게 발견했다.

수많은 사주대가와 도사의 화법이나 통변은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히 있었던 것이다.

승원은 과학적 유의성을 확인한 후에 대성을 만나서 솔직하게 말했다.

“난 사주학을 공부하려고 해. 그간 나름대로 조사한 바로서는 공부할 가치가 있어.”

“그래. 열심히 해봐. 나는 공부보다는 사업 쪽으로 관심이 많아서 별로 생각이 없어. 너는 공부나 연구에 관심이 많으니까 적성에 맞을 거야.”

승원은 다시 그 사주대가 도사를 만나러 갔다.

처음 찾아갔던 그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새로운 학문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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