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대장(大壯)괘: 부의 자만과 실패

대장괘 35. 참의미는 크게 뻗는 힘이 자칫 부러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

by 백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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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괘는 힘이 충만하여 넘쳐나는 형국이다.

상괘는 진뢰(震)이고 하괘는 건천(乾)으로 위에서 천둥이 솟고 아래에는 하늘이 버티고 있다. 말 그대로 ‘기세등등’한 상황이다. 하지만 주역은 이런 상황을 경고한다. 지나친 강함은 스스로를 해친다. 대장(大壯)은 '큰 장수'라는 뜻이다. 하지만 본래 의미는 크게 뻗는 힘이 자칫 부러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 돈이 잘 벌릴 때, 자산이 계속 불어날 때, 자기 자신을 과신하게 된다. 대장괘는 그 순간에 내면에서 ‘멈추라’고 말한다. 대장괘의 기상은 강렬하지만 실속을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장괘가 알려주는 부자의 경계와 리스크 관리

1. 과신의 덫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급속한 자산 증가 뒤에는 자만이 자라기 쉽다. "나는 이제 자신 있다"는 생각이 생기면 위험이 시작된다. 대장괘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여 무리하게 확장하거나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쓰는 순간을 경고한다.

2. 상승기는 하락기만큼의 리스크를 안고 있다.

시장이 좋을 때, 많은 이들이 방심한다. 대장괘는 상승장에서도 내부적으로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짚는다. 큰 이익 뒤에는 항상 그림자 리스크가 있다. 이 괘는 성공 자체보다 그 이후를 경계하게 만든다.

3. 자기 절제는 모든 부의 철칙에 해당한다.

강한 힘은 제어되어야 오래간다. 대장괘는 절제를 통해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다. 자기감정, 소비 욕구, 투자 속도 모두 브레이크를 걸 줄 아는지의 여부가 핵심이다.


상담 사례: “상승장의 끝에서 무너진 자산가”

J 씨(38세)는 2021년 비트코인 상승장의 주인공이었다. 2년간 2억 원이 12억 원이 되었다. 그는 자신을 ‘금융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 믿기 시작했다. 주변에 투자 강의도 시작했고, 코인 레버리지, NFT, 해외 부동산까지 확장했다. 그가 찾아온 건 2022년 여름. 이미 자산의 절반을 잃은 뒤였다. “왜 이렇게 된 걸까요?”라고 그가 물었다. 나는 그가 뽑은 뇌천대장 괘를 설명했다. “이 괘는 ‘힘의 시기’지만, 역설적으로 ‘멈춤’을 권합니다. 너무 강하면 스스로를 깰 수 있어요. 부는 더할 때보다, 줄일 때 지켜집니다.” 그는 한참을 말없이 앉아 있었다. 이후 그는 과도한 포트폴리오를 정리했다. 남은 자산을 채권과 인덱스 중심으로 이동시켰다. 1년 후, 시장은 다시 상승했다. 그는 처음보다 작지만 안정된 수익 구조를 갖게 되었다. 그가 나중에 찾아와서 감사를 표하며 말했다. “그땐 멈출 줄 몰랐어요. 더 벌 수 있을 거라 믿었죠. 지금은 적게 벌어도 덜 불안해요.” 그는 대장괘의 무서움을 온몸으로 느꼈던 것이다.


대장(大壯)은 절정이 아닌 정점의 경고등이다

대장괘는 부의 확대가 절정에 이른 시점에서 절제를 강조한다. 속도를 줄이라고 말한다. 올라간 만큼 반드시 조정이 온다는 자연의 법칙을 주역은 괘상으로 표현한다. 강한 힘을 가진 자가 오래가기 위해선, 그 힘을 자제할 수 있어야 한다. “진짜 부자는 달릴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 멈출 줄 아는 사람이다.” 혹시 지금 상승장에서 자신을 과신하고 있진 않은가? 지금이 바로 대장괘가 권하는 ‘내려놓음’의 타이밍일지 모른다. 항상 스스로 자문하며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대장괘가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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