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엣남이 정확한 베트남을 뜻하는 발음이라고요?
“베트남이라고 하면 베트남 사람들은 알아듣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요?”
호찌민 여행을 왔다가 배탈이 나서 내원한 한국 관광객이 내게 그렇게 물었다.
한국인들은 ‘비엣족이 사는 나라’, 비엣남을 베트남이라고 한다. 비엣남 사람들은 당연히 베트남이라고 하면 알아듣지 못한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만 ‘비엣남’을 베트남이라고 부른다.
아마 처음 듣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될 것이다. 베트남을 왜 비엣남이라고 불러야 하는 거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베트남어로 ‘Việt Nam’ 혹은 영어로 Vietnam을 발음해 보라.
비엣남(Vietnam)이라고 읽는 것이 맞다. 베트남으로 읽으려면 'Vetnam' 이라야 할 것이다.
나는 그에게 대답 대신에 그에게 질문을 하나 했다.
“‘솔롱고스’라는 나라를 혹시 아세요?”
그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전혀 모르겠습니다. 어디에 있는 나라인가요?”
“동북아시아에 있는 나라인데 모르시겠습니까?”
“정말 금시초문입니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나라이름입니다.”
나는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한국을 영어로 'Korea'라고 하면 누구나 알지요. 하지만 몽골인들은 한국을 '솔롱고스(Солонгос)'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솔롱고스는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국가' 혹은 '무지개가 뜨는 동쪽의 나라'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아. 그런가요? 그렇게 전혀 다르게도 부를 수 있는 것이군요.”
나는 그에게 베트남과 비엣남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베트남인들은 동일한 언어라고 해도 성조에 따라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물며 아예 발음 자체가 다르면 알아들을 수가 없지요. 한국을 ‘솔롱고스’라고 부르면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영어로 비엣나미스(Vietnames) 혹은 비엣남(Vietnam)이라고 하는 것과 같군요. 당연히 못 알아듣는 것이 맞군요.”
비엣족이 사는 나라, 비엣남의 역사
고대 베트남에는 남 비엣이라는 정통성을 부여받은 최초의 국가가 있었다. 중국으로부터 벗어난 독립된 최초의 왕조였기 때문이다. 남 비엣의 왕은 이런 말을 했다.
"북쪽의 나라는 북쪽의 나라가 있고 남쪽의 나라에는 남쪽의 나라가 있다."
북쪽의 중국과 남쪽의 베트남이 엄연히 다른 나라라는 독립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남 비엣이라는 국호는 독립된 국가를 의미하는 상징성이 있다.
그리고 베트남 마지막 왕조인 응우옌 왕조가 있었다. 이 왕조의 국호는 비엣남이었다. 처음 응우옌 왕조는 국호를 남 비엣으로 쓰길 원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예전에 남비엣이라는 나라가 연상된다 하여 이를 쓰지 못하게 했다. 대신 비엣남이라고 쓸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국호를 비엣남(Việt Nam)이라고 정하게 됐고 지금까지 비엣남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베트남이라고 했지만 베트남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알았다. 그 후 비엣남이라고 하면 그들은 잘 알아듣고 좋아했다.
‘비엣남’이라는 말은 한자로 풀면 월남이다. 예전에 한국이 베트남 전쟁에 파병을 하던 시절에는 월남이라고 많이 불렀다. 월남의 뜻이 단순히 남쪽 나라의 의미는 아니다, 북쪽의 중국과 선을 긋는 자주 독립성을 표현하는 남쪽의 나라, 어느 나라에도 간섭받지 않는 독립된 왕조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金星紅旗)와 베트남 국기 진군가
베트남의 국기는 붉은색 바탕에 노란 별이 그려져 있다.
이를 금성홍기(Cờđỏ sao vàng)라고 하며, 황성적기라고도 한다. 별은 베트남 인민을 상징하고 붉은 바탕은 혁명과 독립을 위한 피를 흘린 것을 나타낸다.
이 별은 5개의 마름모 조각이 모여 별을 이루고 있다. 이 각각의 조각은 사, 농, 공, 상과 군인을 가리킨다.
이들 다섯 인문이 뭉쳐 하나의 국가를 이루고 있음을 상징한다.
이 금성홍기는 베트남 혁명가인 응우옌 흐우 티엔이 베트남 공산혁명 중 체포되어 꼰다오 수용소에 사형수로 수감되어 있는 동안에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그 후 1940년 프랑스 식민통치에 반기를 든 코친차이나 봉기에서 처음 사용했다. 1955년 11월 30일 베트남 인민공화국(북 베트남)의 국기로 채택되었다.
베트남 국가는 진군가(進軍歌, Tiến Quân Ca)이다.
응우옌반까오(Nguyễn Văn Cao)가 제작하였고, 1945년부터 1975년까지 북베트남의 국가로 사용되었다. 베트남이 통일된 1976년, 이 곡은 국가로 제정되었다. 진군가(進軍歌, Tiến Quân Ca)의 가사는 이러하다.
1절
베트남 군대여 전진하자.
조국을 지키러 하나 되어 나아가자.
우리 바쁜 걸음 소리가 길고 고된 길 위에 울려 퍼진다.
핏빛 승리로 빨갛게 물든 우리 깃발에 우리나라의 정신이 담긴다.
멀리서 퍼지는 총소리가 우리의 행진곡에 뒤섞인다.
영광으로 가는 길은 적의 몸뚱이를 넘어간다.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우리 함께 저항 기지를 만든다.
인민을 위하여 우리는 끊임없이 분투한다,
전장으로 달려가면서!
앞으로! 모두 앞으로!
우리의 베트남은 강하고 영원하다.
2절
베트남 군대여 전진하자.
금성(金星)이 바람에 펄럭인다.
인민과 우리 땅을 빈곤과 고통 밖으로 이끌고
새 삶을 만드는 전투에 우리의 노력을 기울이자.
일어서서 우리를 옭아매는 사슬을 끊자.
너무나 오래도록 고통을 삼켜오지 않았는가.
모든 희생을 준비하면 우리의 삶이 빛나리.
인민을 위하여 우리는 끊임없이 분투한다,
전장으로 달려가면서!
앞으로! 모두 앞으로!
우리의 베트남은 강하고 영원하다.
베트남의 면적과 인구, 다양한 민족
국토 면적
33만 1,150㎢으로 남북한을 합친 한반도 면적의 약 1.5배이다.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1,650㎞에 달한다. 동서 최장거리 600㎞, 최단거리가 48㎞이다. 서쪽에 산맥이 있고 동쪽에 바다가 있다. 전체 해안선의 길이는 약 3,260㎞이다. 베트남 영토는 흔히 알파벳 ‘S’ 형상이고 베트남 고유 지게인 “강(Ganh)”과 비슷하다고 한다.
“강(Ganh)”은 막대 양끝에 물건을 매달고 가운데 부분을 이고 가는 베트남 전통 용구이다. 베트남 북부지역과 남부지역이 넓으며 중부연안지역이 좁은 것이 이와 흡사하다고 한다.
산이 없는 호찌민에 살다 보면 실감이 나지 않지만 베트남은 국토의 73%가 산악지형이다.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산은 해발 3,143m의 판사판 산으로 동남아시아 최고의 봉우리이다.
베트남의 인구
2023년 4월 중순께 1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통계총국(GSO) 인구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전국 인구는 4월 중순께 1억 명을 돌파해 세계 15위, 동남아에서는 인도네시아•필리핀에 이어 3위 인구대국이 된다.
베트남의 민족구성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절대다수를 이루는 것은 ‘낀(Kinh)족;이다. 베트남 민족을 통칭하면 ’비엣(Việt)족‘이다. 정확하게는 낀족과 53개의 소수민족이 모여 베트남 민족을 구성한다. 총 54개의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베트남은 한국인에게 있어 베트남드림이 있는 좋은 땅이다.
언어와 문화적으로 한국과 가장 유사성이 있고 친근한 나라이기도하다. 최근의 한국과 베트남은 사돈의 나라이기도하며 경제적 동반 관계이기도 하다.
나는 베트남에서 살면서 가끔은 한국에 사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한국인이 많기도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 중에서도 한국인과 유사한 외형이 많은 탓이다. 또 베트남어로 대화를 해보면 다양한 분야에 있어 문화적 유사성이 있다는 점도 한몫을 한다. 실제 호찌민에 오래 거주한 분들은 이런 말을 했다.
“베트남에 오래 살다 보면 한국과 구별이 잘 안 돼요. 한국과 가까워서 자주 왕래를 하기도 하고 그만큼 친근한 느낌이 있다는 것이지요.”
나는 베트남에 거주한 지 그리 오래된 편은 아니다. 현재까지 6년 차지만 그리 오래 산 것 같은 느낌은 없다. 오히려 한국과 유사하다는 느낌 때문인지 외국이라는 느낌이 없다. 아마도 해외생활을 편하게 하시고 싶은 분이 있다면 베트남이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