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학년 담임선생님 (2021.04.10.토) *
이번 주에 학교에 16분의 교생선생님이 오셨다. 대학교의 교육과정에 있기 때문에 왔겠지만, 그들 모두다 교사로의 꿈을 가지고 있을까..아니 갖게 될까..
어느 선생님들의 대화 중 하나..
- 이 일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 교생선생님 시킬까..
듣고 있던 내가 말했다.
- 그런 일 시키면 교사가 하기 싫어질지도 몰라요.. 이런 일도 교사가 해야 하는지 하고요...
이번에 새로 오신 선생님 중에 15년 전에 내가 1학년 담임했던 학생이 있다. 수학 담당 K선생님이다. 17살의 앳된 소녀가 30대가 넘어서 나타난 것이다. 여전한 미모에 실력있는 선생님이 되었다. 며칠 전 우리 교무실에 와서 담소를 나누었는데, 얼마나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지에 대한 간절함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
- 교생 실습을 하다가 교사로서의 꿈을 더 간절히 갖게 되는 사람도 있지만, 하다가 힘들어서 교사의 꿈을 포기하는 사람도 많아요. 생각하던 것이 아니어서요...
담임 선생님을 하다가 개인적인 일로 비담임 선생님을 하시게 되었던 어느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 마치 천국과 지옥 같은 느낌이네요. 이렇게 다를 수가...
비담임이 천국이라는 이야기이다. 담임 선생님이 해야 하는 일은 상상을 초월한다. 교사는 ‘수업시간에 교과목을 가르치는 일’이 주 업무건만, 교사에게는 ‘행정 업무’라는 것이 따로 있고, 거기에 담임선생님에게는 학급 학생들과 관계된 엄청난 일이 할당되어 있다. 3월에 전달받았던 온갖 일들을 생각해 보면, 그 일을 담당한 담임 선생님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공감이 조금 될까...
누군가에게 간섭받는 것을 싫어하고 누군가의 삶에 간섭하는 것도 싫어하는 요즘의 시대는, 학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차라리 아이들을 지도하지 않으면 아무 말도 없을텐데, ‘관심을 가지고, 시간을 내어 지도를 하게 되면’ 그에 따른 이런저런 이야기가 들려온다. 그러니 누가 지도를 하겠는가. 고마워하지도 않는데.... 그래서 어쩌면 요즘의 아이들이 점점더 망가져가는 것일 수도 있다. 지도해도 말을 듣지 않고, 지도한다고 고마워하지도 않으니..
어떤 선생님은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 우리 아이 그냥 두세요.. 그것도 봐주지 못하시나요...
1학년 12분의 담임 선생님들을 모셔오기가 쉽지 않았다. 3개 학년 중에 가장 손이 많이 가고 할 일도 많아서 기피하는 학년이다. 3학년은 입시에 맞추어 주로 교과를 가르치면 되고, 2학년은 이미 알아서들 잘 하는 학년인데, 1학년은, 몇 시에 점심시간인지, 화장실은 어디인지, 기초부터 가르쳐야 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1학년은 무척 매력적인 학년이다. 어디에 물들지 않은 깨끗한 도화지에 내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학년이라고나 할까.. 3개 학년 중에 교복을 제대로 입고 다니고 학급 경건회도 제대로 하며 선생님의 말씀을 그나마 듣는 아이들은, 1학년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배우려고 하는 ‘귀’가 닫혀지는 것 같다.
담임을 하다가 하지 않게 되니 아이들과의 오밀조밀한 나눔으로 힘을 얻는 나는, 할 일을 찾기 시작했고 그 중의 하나가, ‘학년 조회’였다. 음악오픈채팅방에 매일 아침에 ‘학년 조회’의 이름으로 몇 가지씩 알림사항을 올렸다. ‘잘 잤느냐’ ‘밥은 먹었느냐’ ‘산책 좀 해라’ ‘금요일이다 야호~’ 등등의 내용을 담은 이야기들이었는데 여기에 반응하는 아이들이 있었고 나는 깜짝 놀랐다. 글을 읽기만 하고 패스하는 아이들일 줄 알았는데, 거기에 ‘네. 아니오. 네..’를 다는 아이들이 있었고, ‘선생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등의 이쁜 멘트도 많았다.
한동안 하다가 담임 선생님보다 앞서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이번 주에는 월요일만 하고 잠시 멈추었더니, ‘왜 안하냐고’ 질문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래서 어제 금요일에 다시 멘트를 날렸다. ‘기다렸지??’ 하고..
어떤 담임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 선생님.. 제가 그 반 부담임 하면 안될까요?? 저는 담임 할 아이들이 필요해요..
- 부담임?? 아이고 아예 우리반 담임을 해요. 왜 그렇게 담임을 좋아해요..
그러니깐 말이다.....
코로나 이전이라면, 2월 말에 신입생 OT를 하면서 학부모와 담임교사와의 만남으로 학급 경영안 등을 소개했을테지만, 올해는 온라인으로의 만남을 추진했다. 이번 주에 진행이 되었는데 선생님들께서 그 바쁜 와중에 학급경영안을 만들고 때론 PPT를 만들어서 진행을 하셨다. 밤늦게까지 남아서 애씀을 보여주신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대가 변하고 학생과 학부모가 변하고 그래서 학교와 교사도 변해야 하는 시대다. 서로의 이익을 따지고 예의가 점점 없어지는 이 때에 직접 얼굴을 보게 되면 마음이 좀더 풀어질텐데 그것마저도 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럼에도 직접 얼굴보고 말하려면 부끄러워서 하지 못할 나(우리)의 감정을 채팅방에서나마, 온라인으로나마 전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다음 주부터 연속 2주 등교다. 모두들 힘들어하지 말고 잘 견디기를~~
- 시험문제 출제하는 1학년 교무실 출입 금지 표시
요즘 선생님들은 이렇게 센스가 넘친다~~~*^_^*..
교무실 들어가려다 깜딱 놀란 1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