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회 (2021.04.17.토) *

by clavecin

* 음악회 (2021.04.17.토) *


1년 중에 3월이 제일 바쁘고 12월이 그 다음으로 바쁜 달이다. 자주 언급했지만 3월이 지나가면 1년이 다 갔다고 생각할 정도로 3월은 굉장히 정신없는 달이다. 또 12월은 매년 동산콘서트콰이어 준비와 공연으로, 또 생활기록부 작성으로 인해서 정말 바쁜 달로 뽑힌다. 또 다양한 수행평가로 바빠지는 6월, 2학기 시작으로 바빠지는 8월, 생활기록부 완성과 새학기 준비로 아주아주 바쁜 1월과 2월 등, 시기별로 좀더 바빠지는 때가 있다. 물론 모두 개인적인 경우이다.


그래서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있는 4월의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더워지는 6월 전까지 나에게는 그나마 시간이 있는 때다. 송백재에서 책을 빌려서 독서에 빠지기도 하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하기도 한다. 작년부터는 ‘프랑스 문학’, 특히 발자크의 문학과 ‘러시아 문학’, 체호프와 도스토예프스키, 요즘은 톨스토이에 빠져 있는 중이며 여전히 음악과 미술과 역사에 관심이 많은 중이다.


1시간10분 정도의 출근길과 1시간40분 정도의 퇴근길에 항상 음악 라디오를 듣는다. 들어도 들어도 항상 새롭고 모르는 것 투성이라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대중음악은 당연히 잘 모르며 클래식 음악도 잘 모른다. 사람은 계속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매일 깨닫는다.


음악을 전공했다고 음악을 잘 알고 있거나 음악회를 자주 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냥 그 파트를 조금더 공부했을 뿐이다. 오히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는데도 전문가들이 얼마나 많은지, 또 얼마나 실력이 뛰어난지 깜짝 놀랄 인물들이 더 많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그리고 오히려 더 환영을 받는 것 같다.


음악회보다는 아카데미 강의 때문에 서울 예술의전당에 자주 가는 편이다. 인문학을 비롯하여 음악, 미술 등 다양한 강의가 있는데 토요일에는 미술사에 대한 강의를 한다. 그런데 매주 토요일마다 있었던 서울 예술의전당 아카데미 강좌가 올해 1학기에는 없어졌다. 토요 강좌가 작년까지는 그래도 어렵게 운영이 되더니, 올해는 코로나 핑계로 토요 강좌가 아예 없어졌다. 일주일을 그 강좌를 기다리며 살아오던 나의 작은 기쁨이 없어진 것이다.


그래도 예술의전당에는 음악 이외에 다양한 것들이 있다. 산책을 할 수도 있고 미술관에 갈 수도 있고 서예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시간을 잘 맞추면 음악분수 공연도 볼 수가 있다. 혹시 팔자 좋은 사람들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이야기한다. 공연도 많이 저렴해졌지만(연극은 좀 비싸다) 그냥 들렀다가 가기만 해도 무언가 힐링이 되는 기분이 될 수 있다.


음악회는 그리 자주 가는 편은 아니었는데 작년에 코로나 때문에 공연이 금지가 되고 어려워지니, 신기하게도 더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원래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는 봄에 ‘교향악축제’라는 것을 한다. 그런데 작년에는 전반기까지 공연이 전면 금지되어서 3월에 하던 ‘교향악축제’를 7월말에 하게 되었고, 이 교향악축제를 비롯하여 오페라와 연극까지 내리 3편을 8월에 관람했다. 얼마나 보고 싶었던지! 한칸씩 띄어서 앉는 것이 신기했다.


올해는 공연계가 작년을 통해 많이 배웠는지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음악회가 잘 진행이 되었고 그 중에 4월에 있는 교향악축제에 다녀왔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았는지 내가 본 공연에도 사람이 꽉 들어찼지만 매일 공연에 와서 관람평을 올리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우리 가족은 3층 맨 뒤에서 들었다. 이 자리, 괜찮았다.

어느 음대 교수였던 남자 피아니스트가 치는 베토벤 협주곡이 듣는 내내 왠지 불안했지만 좋은 연주였는데, 연주했던 피아니스트도 무언가 본인 연주가 마음에 안들었던지 앵콜곡을 ‘엘리제를 위하여’ 한 곡을 연주하고 끝냈다. 옆에서 듣던 여동생이 말했다.



- 달랑 저 한곡?? 뭐야..지금 장난하는건가???


대학생 같은 남학생들이 배낭을 메고 와서 듣고 가는 뒷모습을 보며,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아이들에게 재작년까지 늘 하던. 음악회 다녀오는 수행평가를 주었을텐데 하며 아쉬워했다.


코로나가 아니었을 때 더 많은 음악회를 다녔어야 했는데 그게 안타까울 뿐이다. 내친 김에 5월에 공연하는 오페라도 예매를 했다. 사실 연극을 보고 싶은데 마땅한 게 없다. 기다리면 있겠지..

늘상 우리 옆에 있었기에 당연하게 생각하며 돌아보지 않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들이었는지 하나씩 깨닫게 되는 시대가 되었다.


- 점심시간에 3층에서 내려다 본 장면.


비눗방울 놀이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는 아이들

이제는 이러고 논다...


- 동영상 (A선생님의 목소리도 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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