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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 신달자

by 하기

간절함, 신달자



그 무엇 하나에 간절할 때는


등뼈에서 피리 소리가 난다




열 손가락 열 발가락 끝에


푸른 불꽃이 어른거린다




두 손과 손 사이에


깊은 동굴이 열리고


머리 위로


빛의 통로가 열리며


신의 소리가 내려온다




바위 속 견고한 침묵이


온기 피어오르며


자잘한 입들이 오물거리고


모든 사물들이 무겁게 허리를 굽히며


제 발등에 입을 맞춘다




엎드려도 서 있어도


몸의 형태는 스러지고 없다




오직 간절함 그 안으로 동이 터 오른다






신달자 시인 프로필



1943년 경상남도 거창 출생


1964년 '여상' 신인상 시 등단


1972년 박목월 시인 '현대문학' 추천


시집 '간절함'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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