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아이는 언제나 사랑스럽다.
부스스한 머리, 살짝 부은 얼굴, 따끈따끈한 몸 어디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곳이 없다.
아직 비몽사몽 멍하게 있는 아이를 껴안고 다시 한번 침대에 눕는다.
서늘해진 아침 공기에 아이가 추울까
이불을 덮고 아이를 꼭 안으면 이불 안에 온기가 가득 찬다.
나는 아이의 보송보송 말랑말랑한 볼에 뽀뽀를 퍼붓는다.
'아! 이게 행복이지.'
아침마다 아이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아이는 이제 벌써 초등학교 2학년, 내년이면 3학년이 된다.
이제 뽀뽀를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아이의 말랑말랑한 볼을 보면 참을 수 없다.
다행히도 아직은 엄마가 뽀뽀해도 괜찮다고 한다.
문득 아이는 내가 주는 사랑을 사랑으로 받고 있을까 궁금했다.
사랑이라는 게 주는 사람은 사랑이라고 줬지만 받는 사람은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는 거니까 말이다.
그래서 아이에게 물었다.
"엄마가 주는 사랑 잘 받고 있어?"
그랬더니 아이가 말했다.
"응. 스펀지처럼 쑥쑥 받고 있어."
아이는 나의 사랑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있었다.
다행이다. 내가 주는 사랑을 사랑이라고 느껴서.
나는 내가 주고 싶은 사랑이 아닌 아이가 받고 싶은 사랑을 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걱정과 간섭을 하는 게 아니라 아이를 응원하고 믿어줄 것이다.
그런 나의 사랑을 듬뿍 받아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기를.
아니, 건강하지 않고 바르지 않더라도 괜찮다.
나는 네가 잘나서 멋져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너의 좋은 점도 모자란 점도 모두 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