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된 공립학교 교사의 마음
공교육에 기대 안 해
공립학교 교사인 나는 그만 듣고 싶으면서도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 이해가 되기도 해서 참 씁쓸하다.
공교육에서는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는 인재를 키우고자 교육과정과 교육정책을 바꾸면서 여러 노력을 도모하지만, 현장에 있는 내가 보기에 결과적으로 아이들을 만나는 교사가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초등학교에서 교육의 본질적인 측면은 예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지만 그렇다고 옛날의 것을 그대로 해도 된다고 하는 것은 억지주장이다.
아이들이 변했고 세상이 변했다.
옛날의 그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도 많이 생겨났다.
많은 공교육의 교사들이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또 많은 교사가 아직도 시대의 흐름을 회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도 알 것이다.
어쩌면 지금보다 학교 환경이 열악했을 때 발령을 받았던 선생님들 세대에 교사로서 더 높은 사명감을 가지고 아이들을 만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금은 뭘 더 해주고 싶다가도 잘못된 오해로 민원이 들어올까봐 그냥 할 것만 하는 게 안전하게 느껴져."
나와 같은 경력의 찐친에게 들은 말이다. 이해가 된다.
어느 고학년 선생님들의 잦은 조퇴 이야기에
"그럼 수업준비는 언제 해?"라고 나와 함께 열을 올리던 그 친구가 하는 말.
"슬프지만 그래서 우리가 이제 꼰대소리를 들을 나이인거야."
사실 나도 많이 변했다. 별 생각 없이, 교육적인 철학 없이 젊은 교사 시절을 보내고.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고.
그리고 이제 학부모의 입장이 되었다.
그래서 마음이 바뀌었다.
공교육에 기대하고 싶어
2019년 1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를 겪으며 눈 깜박이는 게 겁날 정도로 세상이 빠르게 바뀌었다.
대체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어떤 세상인거야? 무엇을 대비해줘야 하는거야?
전세계 교육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발빠른 누군가는 잠안자고 상황을 연구하여 대안을 개발하고 있었다.
그 흐름은 일부 사교육 시장에서 먼저 보고 움직이는 듯 하였다.
그 움직임이 공교육으로 넘어와 시골에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닿기에는 수년이 걸릴지도 모를 일이다.
하루 하루 달라지는 세상에서 몇 년을 기다릴 수 없다.
AI교육이야? 메타버스야? 코딩교육?
불안함에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고 매일 고민했다.
그리고 나름의 결론은 다시 교육의 본질로 돌아왔다.
단, 외우는 교육이 아니라 진짜 잘 이해하는 교육.
외우는 교육이 주가 되어 밀려났던 "문제해결력,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능력, 협업능력.."
이것들이 진짜 빛을 발휘할 때가 오는 거다.
미래교육을 고민하다가 교육의 본질로 돌아온 것이다.
주변에 미래교육정책을 연구하시는 선생님도 결국 같은 의견이라고 하셨다.
미래 세상을 살아갈 지금 초등학생 아이들은 8번 정도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될 세대라고
지금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능력 중 하나는 "제대로 배우는 능력"이라고 하셨다.
배움이 삶에서 계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아이들이 그런 능력을 갖도록 교사는 조력해야 한다.
그런 조력자를 담임선생님으로 만나는 것은 아이에게 얼마나 행운일까?
네잎클로버를 찾는 것 같은 행운이 오길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상황이.
세잎클로버를 만나듯이 편안하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이다.
교사가 변해야 한다.
나부터 좀 변하자. 그래서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 그룹을 결성했다.
내 주변의 찐 네잎클로버 같은 선생님들을 찾아내어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정말 찐중에 찐들이 모인 이 안에서 많은 사색과 탐구를 하게 될 것이다.
나 정말 공교육에 기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