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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구슬 Jul 09. 2024

프롤로그

저기요. 말 걸지 말고 관심만 가져줄래요?

핵개인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같이, 함께 보다는 혼자의 자유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타인의 간섭을 피해 얻은 그 자유를 만끽하며 개인의 성장을 위해 아낌없이 베푼다. 나 역시도 시대의 흐름을 타 혼자 놀기, 혼자 잘 살기 연습에 열심이다(준비랄 것도 없이 늘 그렇게 살아왔는데 마침 핵개인시대라는 명분을 붙여줘서 너무 좋다).

하지만 문득 사무치게 외로워질 때가 있다. 혼자라도 괜찮다는 걸 확인받고 싶어서일까.

누군가 나를 알아봐 줬으면. 말 그대로 알아만 줬으면 좋겠다.

그걸로 충분하다. 사실 이러한 외로움은 오래가지 않는 잠깐의 순간인데 그 간극을 메꾸기 위해 마음이 다급해진다. 다시 자발적으로  테두리 안에 들어가려 한다. 그 안에서의 구속감과 소속감을 느끼려 한다. 그러다 외로움이 해소되었을 때 다정했던 구속은 다시 발목을 붙잡는다. 부담감과 귀찮음이 안에서 부풀어 오른다. 테두리 안을 벗어나고 싶어. 이렇게 내가 내 발목 붙잡는 짓을 몇 번 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주위를 둘러보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관심들이 있다.

너무 희미하게 연결되어 있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연결선. 그 선을 살짝 잡아당기기만 해도 나를 향해 돌아선다. 그저 몇 초의 눈빛, 희미한 웃음, 무심한 터치. 그렇게나마 나의 존재를 확인받는 순간 외로움은 사라진다. 이 희미한 연결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나 또한 어떤 당김이 왔을 때 그저 그 자리에서 부담스럽지 않은 다정함을 보내면 된다. 그들도, 나도 자신들만의 우주를 돌보는데 여념이 없으므로  일부러 말 걸지 않아도 알아챌 수 있는 관심정도면 충분하다.

각자의 우주 안에 있더라도 결국엔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 그 사실만 알고 있으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다.  

<이미지출처-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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