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아주 오랜 옛날부터 달력은 자연과 사람들의 생활을 서로 연결시켜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달의 모양으로 날짜를 세고, 태양의 움직임으로 시간과 계절을 알아 농경과 생활의 기준을 세웠습니다.
초승달이 뜬 날을 매월 1일로 하여, 그로부터 달이 차고 이지러질 때까지를 한 달로 한 것이 태음력입니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기간을 1년으로 한 것이 태양력입니다. 이 태음력과 태양력을 같이 편성한 태음 태양력을 '음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달의 차고 이지러짐과 태양의 주기로는 1년에 11일 정도의 차이가 생겼습니다. 몇 년에 한 번 윤달을 두고 13개월이 있는 해를 만들었지만, 이것으로는 농경과 어업을 중심으로 사는 사람들에게 생활의 지장을 초래했습니다.
여기에 계절감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 '24절기'입니다. 태양의 높이가 가장 낮아지는 '동지', 반대로 가장 높아지는 '하지', 그 사이 '춘분'과 '추분'의 4개(四之二分)를 기점으로, 1년을 24등분으로 나눈 것입니다.
24절기는 각각 약 15일간입니다. 이것을 한번 더 3등분 한 것이, 약 5일마다 계절이 돌고 도는 '72후'입니다. 꽃이나 새, 기상 등 자연의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해 '동풍해동(東風解凍)' '도시소(桃始笑)' 등의 풍취 있는 명칭을 붙였습니다. '기후'라는 단어는 이 24절기의 '기(気)'와 72후의 '후(候)'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72후는 원래 고대 중국에서 만들어졌는데, 일본으로 전해져 온 건 6세기경입니다. 이것을 에도시대 역학자인 시부카와 슌카이(渋川春海)가 일본 풍토에 맞게 개정했습니다. 그리고 메이지 6년에 정부가 서구를 따라 태양력(현재의 양력)을 채용할 때까지, 일본인들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달력입니다. 화초의 작은 숨결, 곤충이나 새소리, 살랑 부는 바람이나 풀 위의 이슬 한 방울까지, 날마다 변하는 아름다운 자연에 감사하고, 계절을 사랑하는 기쁨을 전해줍니다.
본책에서는 24절기를 그 절기에 맞는 우키요에(浮世絵)로, 72후를 각 명칭에 맞는 일러스트로 소개합니다. 일러스트는 afro(사진으로 유명한 회사) 전속 일러스트레이터인 모리마쓰 테루오(森松輝夫)의 원화들입니다(역자 : 저작권으로 원화 대신 구글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또한, 72후 각 제철의 꽃이나 야채, 물고기, 행사 등을 테마로 한 각각의 퀴즈 외에, 72후의 의미나 날짜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권말 일람표도 참조해 주세요. 본책에 기재된 양력의 날짜는 2013년 날짜를 대강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역자 : 재편집하며 한국 절기일과 2023년 날짜로 고칩니다).
끝으로, 이 책을 제작하며 알맞게 편집해주신 호소다 시게루 씨, 집필해 주신 미즈노 쿠미 씨, 디자인의 야베 아즈사 씨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af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