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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인 May 24. 2023

써클 라인 크루즈

Day 4-2

인트레피드에서 나오니 점심때가 되어 남편을 따라 어느 근사한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랜드마크 타번'이라는 아이리시 레스토랑 겸 펍이었다.


웨이터 아저씨가 반갑게 맞아주며 창가 쪽 자리에 앉을 수 있게 해줬다.  남편이 '피시 앤 칩스'를 주문하며 추천 음식을 물으니 '셰퍼드 파이(Shepard's Pie)'를 권해서 '오늘의 수프(Soup du Jour)'를 추가해 흑맥주까지 주문했다.  영국의 대표 음식인 피시 앤 칩스는  잘 알고 있었으나 셰퍼드 파이는 생소했다.  찾아보니 구운 고기 위에 매시트 포테이토를 얹은 요리로, 다진 양고기로 만든 걸 셰퍼드 파이, 다진 쇠고기로 만든 걸 '코티지 파이'라 한다.  우리가 먹은 건 코티지 파이였고 기네스 흑맥주랑 잘 어울리는 음식들이었다.  





유람선을 타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약간 취기 오른 얼굴도 식힐 겸 산책 삼아 다시 허드슨 강가로 나갔다.  하늘은 파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 새파랬고 따스한 햇살에 선선한 바람이 살랑 부는 축복받은 날씨였다.  마침 부활절이기도 했는데, 기독교인이 아님에도 그냥 감사하단 마음이 들었다.


수변공원을 크게 한 바퀴 걸은 후 오전에 도착하자마자 한국에서 미리 예약한 표를 받은 곳인 크루즈 선착장으로 향했다.


떠날 시각이 되자 수많은 승객들을 한가득 실은 유람선이 출발했다.  허드슨 강을 따라 맨해튼과 뉴저지를 번갈아 보며 도시를 감상했다.  

뉴욕 하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낯익은 풍경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끝에 드디어 그분이 손을 번쩍 들어 환영해 줬다.

찰턴 해스턴 주연의 영화 <혹성 탈출>에서 나온 자유의 여신상이 내겐 큰 충격이었는데, 직접 대면하니 갖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유람선은 맨해튼의 아래쪽을 돌아 이스트 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처음 뉴욕에 왔을 땐 어느 다리가 브루클린이고 맨해튼인지 당최 구별을 못했었다.  호텔이 맨해튼 브릿지 근처이고 철제로 만든 거라는 걸 명확히 알고 나자 세세한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두 개의 유명한 다리 밑을 지난 유람선은 '윌리엄스버그 다리'에서 크게 선회했다.


맨해튼 브릿지 옆에 홀로 우뚝 솟은 저 빌딩을 볼 때마다 왠지 63빌딩이 떠올랐다.


로어 맨해튼과 스태튼 아일랜드를 오가는 주황색 페리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페리로 25분이면 갈 수 있는 스태튼 아일랜드 또한 뉴욕시이긴 하지만 그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고 한다.  


허드슨 강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며 펼쳐지는 맨해튼의 풍경을 눈에 꼭꼭 담았다.  야경으로도 꼭 한 번 보고픈 풍경이었다...


왼편의 리틀 아일랜드와 맨 오른쪽 휘트니 미술관 사이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인다.


높은 고층의 엣지 빌딩 아래로 벌집 모양의 베슬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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