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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디베어 Jul 24. 2023

답답하고 힘들 때 술 생각만 나요.

 사람은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여성 D는 직장에서 후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자신은 나름 잘해주었다고 생각했는데 후배가 뒤에서 험담을 하고 다녔다. 그 일로 상사가 D를 불러 면담까지 했다. D는 후배가 괘씸하고 너무 열받아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D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술로 해결하려고 한다. 과음으로 인해 다음날 숙취로 고생한 적이 하루이틀이 아니다. 


D가 답답할 때마다 술을 마시는 이유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그의 아버지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술에 잔뜩 취해서 집에 들어왔다. 참고로, 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지만 자녀는 부모를 통해 스트레스 해결법을 배우기도 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답답함을 술로 해결했다. 

 두 번째는, 억울함을 적절하게 말할 수 있는 내적인 힘이 없기 때문이다. 대화로 관계의 실타래를 풀어본 적도 없고 하는 방법도 모르기에 불편한 상황을 혼자 화내고 짜증 내면서 술로 달래고 있었다. 술을 마시고 취하면 잠시 잊히기 때문이다.


 D의 사례이지만 우리 주위에도 D 같은 사람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답답할 때 술을 마시기도 하지만 운동이나 다른 걸로 해결하려는 사람도 있다. 당신은 답답할 때 어떤 행동을 하는가? 그러면 반복적인 패턴이 보인다. 술, 담배, 운동, 쇼핑, 19금 시청 등 자극으로 답답함을 해결하려고 한다. 이 중에서 운동이 목록에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할 수 있다. 답답하고 스트레스받을 때 운동으로 풀면 좋은 방법 아니야?라고 생각할 것이다. 적절한 운동은 좋지만 지나친 운동은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운동을 하면 힘들고 땀을 흘려서 잠깐 잊히기 하지만 다시 또 관계나 업무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다람쥐가 쳇바퀴 도는 것처럼 계속 내적갈등이 반복된다. 


 지인 중에서도 답답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술로 해결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 삶이 반복되다가 간경화가 왔고 간경화가 와서도 계속 술을 마시다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50대이고 아내와 20대인 딸 있는데 딸 결혼식도 보지 못하게 되었다. 우리에게는 건강한 '자기 돌봄'이 필요하다. 자기 돌봄이 되지 않으면 몸과 마음이 상할 수밖에 없다. 


 적절한 자기 돌봄을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꼭 필요하다. 

첫 번째는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아는 것이다. 

B는 직장에서 야근하고 지하철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회사 부서팀 사람들이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다. 순간 마음속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야근하고 있는데 치사하게 자기네들끼리만 밥을 먹어?' 열받기 시작했고 답답한 마음을 못 이기고 혼자서 소주를 마셨다. 

B는 따돌림을 당한 것 같았고 화가 났다. 실제 B가 느낀 감정은 어떤 것일까?

서운함이다. 같은 부서 사람으로 함께 술 마시면서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자신의 공동체라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자 서운함이 생겼고 감정에 대해 잘 모르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사실 그들도 집에 가는 길에 갑자기 번개모임이 생긴 것인데 B는 그런 배경을 모르니 따돌림당한 것이라고 오해했고 오해는 확신이 되었다. 


 남성들은 남자다움, 강함의 문화 속에서 살다 보니 서운함이나 연약함을 말하기가 쉽지 않다. 서운함, 연약함을 분노로 바꿔서 표현하기도 한다. 가정에서 아내가 자녀들에게만 맛있는 음식을 주고 남편에게만 찬밥이나 먹다 남은 것을 주면 남자들이 섭섭하기도 한다. 그럴 때 섭섭하다고 말을 못 하니 "반찬이 이게 뭐야?"라고 감정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사실, "여보, 나 이게 먹고 싶어"라고 말하면 될 일을 말이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알아차리는 게 자기 돌봄의 첫 단추이기도 하다. 전 글에 욕구와 느낌 목록을 올려놨으니 참조하면 좋다. 


두 번째는, 나의 욕구를 채워주자. 

 인간에게는 다양한 욕구가 있다. 욕구가 채워졌을 때는 긍정적인 느낌이 들지만 반대로 채워지지 않을 때는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마셜 로젠버그가 만든 욕구 목록표를 첨부한다.



<자율성>

자신의 꿈, 목표, 가치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자신의 꿈, 목표, 가치를 이루기 위한 방법을 선택할 자유

<신체적/생존>

공기, 음식, 물, 주거, 휴식, 수면, 안전, 따뜻함, 신체적 접촉(스킨 쉽), 성적 표현, 부드러움, 편안함, 돌봄을 받음, 보호받음, 애착형성, 의존(생존과 안전), 자유로운 움직임 (이동), 운동

<사회적/정서적/상호의존>

주는 것, 봉사, 친밀한 관계, 유대, 소통, 연결, 배려, 존중, 상호성, 공감, 이해, 수용, 지지, 협력, 도움, 감사, 인정, 승인, 사랑, 애정, 관심, 호감, 우정, 가까움, 나눔, 소속감, 공동체, 안도, 위안, 신뢰, 확신, 정서적 안 전, 자기 보호, 일관성, 안정성, 정직, 진실, 예측가능성

<놀이/재미>

쾌락, 흥분, 즐거움, 재미, 유머

<삶의 의미>

기여, 능력, 도전, 명료함, 발견, 회복, 깨달음, 자극, 효능감, 인생예찬(축 하, 애도), 기념, 중요성, 참여, 희망, 주관을 가짐 (자신만의 견해나 사상)

<진실성>

진실, 성실성, 존재감, 일치, 개성, 자기 존중, 비전, 꿈

<아름다움/평화>

아름다움, 평탄함, 홀가분함, 여유, 평등, 조화, 질서, 평화, 영적 교감, 영성

<자기 구현>

성취, 배움, 생산, 성장, 창조성, 치유, 숙달, 전문성, 목표, 가르침, 자각, 자기표현

  

 나에게 중요한 욕구가 무엇인가? 만약에 수면이라면 푹 자면 된다. 운동의 욕구가 있다면 시간을 정해서 운동을 하면 된다. 인정의 욕구가 있다면 잘 한일에 대해 자신이 인정해 주면 된다. "오늘도 수고했어."


 관계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자기 돌봄이 되어야 한다. 나의 느낌과 욕구를 인식하고 표현해 보자. 대인관계가 원만해지고 상대방을 쉽게 오해하지 않게 된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운동을 했다. 지나치게 하다 보니 발목을 다치기도 하고 예전만큼 운동을 못하게 되었다. 답답함을 운동으로 해결했는데 발목을 다쳐서 못하니 우울하기도 했다. 하지만 욕구와 느낌을 알아가면서 예전만큼 지나치게 운동하지 않아도 금방 해결되었고 지금은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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