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봉사 활동하는 곳에서 초등학생 남자 어린이가 여자 어린이와 유사성행위를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 모습은 나에게 가히 충격적이었다. 아이의 엄마와 이야기를 나눠보진 않았지만 오다가다 봤고 종교생활도 아주 열심히 하는 분이셨다. 저렇게 착하시고 열심히 사시는 분인데 왜 이런 일이 생길까? 나로서는 정말 이해가 안 되었다.
아이들은 당분간 저녁 시간까지 그 장소에 있지 못했다. 나는 충격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아이는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고민 끝에 수년이 지나서야 답을 찾게 되었다. 이제 아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먼저, 가족환경을 살펴보자. 아이는 부친이 있지만 직장생활로 인해 타 지역에 있었고 어머니가 전적으로 양육을 했다. 아이의 어머니는 직장생활을 했고 종교생활을 열심히 하는 분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이 한참 필요한 시기에 아버지는 부재했고 어머니는 너무 바빴다. 아이와 대화 중에 자주 마음이 공허하고 불안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녀는 부모의 격려와 사랑 또는 인정을 통해서 자존감을 높일 수 있고,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다. 그러나 아이의 환경은 그것과 거리가 멀었다. 아이의 정서를 위해 주위에서 상담을 권했지만 아이의 엄마는 상담을 거절했다. 이 세상의 모든 가정에게는 어린 시절에서의 부모-자녀와의 애착이 정말 중요하다.
아이는 자신의 공허함과 불안함을 덮기 위해 쾌락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내면의 불안함을 어떻게 처리해야 되는지 모른 채, 게임과 기타 다른 것들에 중독되어 있다. 안타까울 뿐이다.
애착 형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 공감이다. 공감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자기를 돌볼 줄 알게 된다. 내가 공감형 부모인지 비공감형 부모인지 체크해 보자.
비공감형 부모는 떼쓰는 아이에게 이렇게 반응한다.
"너 울면 용돈 없어!", "시끄러워! 조용히 해!"
공감형 부모는 이렇게 반응한다.
"다 울 때까지 기다려줄게." "이건 사줄 수가 없어." 편안하고 부드럽게 말한다.
마음이 진정되고 누그러워지면 공감을 한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서 속상했지?" "뭔가 불편하게 있었구나"
이러한 공감의 과정을 겪은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된다.
어떤 부모는 아들이 울면 받아주지 않는다.
"사내자식이 울긴 왜 울어! 뚝 그치지 못해? 고추 떨어진다! "
이런 말을 들은 아이는 이런 내적 메시지가 생기게 된다.
'남자는 우는 게 아니야' '나는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돼'
슬픔을 외면하고 약함을 부인하는 게 남자다운 것인 줄 알았지만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면 우울, 분노, 공황장애, 중독, 폭력 기타 정서적 문제들이 동반된다. 자신의 약함을 이야기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한다.
공감형 부모는 아들이 울면 이렇게 반응한다.
"아들 속상했구나." "다 울어 다울 때까지 기다려줄게" "우리 아들이 슬퍼서 속상해서 눈물이 났구나"
심리상담사와 놀이치료사들도 공감의 언어를 많이 사용한다. 그렇게 수용받은 경험이 생기면 내면이 안정되고 다른 사람을 공감할 수 있고 자신의 약함도 적절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
종교생활을 열심히 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내가 종교생활을 열심히 하면 내가 믿는 신이 우리 가족을 책임져 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는 분들이 간혹 있었다. 종교생활은 나쁜 게 아니지만 가정도 돌보지 않고 종교생활만 하는 것은 자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종교생활을 열심히 해서 공부를 적게 하고 합격을 원하는 분들을 종종 보았다. 원하는 대학이나 직장에 가고 싶다면 유형에 맞게 잘 준비하면 된다.
자녀의 양육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부모가 잘되지 않기를 바라겠는가? 그래서 믿는 신에게 기도하지 않는가? 하지만 현실 속에서 부모가 해야 할 부분을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심지어 자녀들 중에 부모가 믿는 신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사람도 두루 보았다.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 종교생활로 이겨낼 것인지 내가 노력해야 되는지를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가정을 돌보면서 종교생활과의 균형을 잘 맞추길 부탁드린다. 그러지 않다면 나중에 가정에 문제가 생길 때 애꿎은 팔자타령만 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