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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디베어 Jul 09. 2023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서로에 대해 모르는 부부

사진: Unsplash의 Birmingham Museums Trust



<목숨 바쳐 결혼했지만 아내에게 질타받은 다윗>

 다윗은 왕의 사위가 되기 위해 결혼예물 준비차 적군인 블레셋을 향해갔다. 예물은 적군 100명의  포피이다고생 끝에 예물을 손에 넣어서 왕의 둘째 딸 미갈 공주와 결혼하게 되었다.


미갈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금수저? 태문이 닫힘? 나는 미갈을 보면 불쌍함이 생각난다.

 그녀는 인생의 주도권을 본인이 아니라 아버지에 의해서 좌지우지된 불쌍한 사람이다. 

먼저, 그녀의 아버지 사울 왕을 보자.


다윗이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공을 세우고 오는 길에 다윗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사울은 만만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들은 이렇게 노래하였다. "사울이 죽인 자는 수천 명이요 다윗이 죽인 자는 수만 명이라네."
(현대인의 성경 사무엘상 18장 7절)


똑같은 이야기를 들은 사울 왕은 본인 안의 열등감으로 인해 다른 마음을 품기 시작했다. 사울은 몹시 언짢았고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사람들이 다윗에게는 수만 명을 돌리고, 나에게는 수천 명만을 돌렸으니, 이제 그에게 더 돌아갈 것은 이 왕의 자리밖에 없겠군!" 하고 투덜거렸다. 그날부터 사울은 다윗을 시기하고 의심하기 시작하였다.(새 번역 성경 삼상 18:8-9)


사울은 자존감이 낮고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었다. 자신의 왕권을 사위에게 빼앗길까 봐 두려웠다.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는 자녀의 일생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불안과 열등감 등 내면이 건강하지 않은 사울은 자녀였던 미갈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다.


첫 번째, 사울은 다윗과 강제로 결별시키고 라이스의 아들 발디와 결혼을 시켰다.

사울이 그의 딸 다윗의 아내 미갈을 갈림에 사는 라이스의 아들 발디에게 주었더라

(개역개정 성경 사무엘상 25장 44절)


두 번째, 사울은 자녀가 자신의 뜻대로 하지 않자 폭언과 저주를 퍼부었다.

사울이 요나단에게 화를 내면서 소리쳤다. "이 패역무도한 계집의 자식아, 네가 이새의 아들과 단짝이 된 것을 내가 모를 줄 알았더냐? 그런 녀석과 단짝이 되다니, 너에게도 부끄러운 일이고 너를 낳은 네 어미를 발가벗기는 망신이 될 뿐이다.

(새 번역 성경 사무엘상 20장 30절)


계명대학교 목회상담학 임경수 교수의 책 애착이론과 역기능 발달상담에 의하면

불안함은 자녀에게 대물림된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불안이 있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은 불안이 있어도 그 늪에서 적절하게 나올 수 있지만 불안이 큰 사람은 먼 훗날의 일도 미리 걱정하여 주위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미갈은 상처 많은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그녀의 내면은 건강하지 못했고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애정결핍의 상태였다. 내면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언어를 보면 알 수 있다. 그 언어는 평소에 또는 위기상황에서 수시로 입을 통해 표현된다.


 그러던 어느 날 고대하고 기다린 언약궤가 오벧에돔의 집에서 오고 있었다. 다윗은 설레었고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힘을 다하여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런데 저 멀리서 따가운 눈총이 느껴진다. 다윗의 춤추는 모습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미갈이다.


그러나 여호와의 궤가 다윗성으로 들어올 때 사울의 딸이며 다윗의 아내인 미갈이 창 밖을 내다보다가 다윗왕이 여호와 앞에서 뛰고 춤추는 것을 보고 속으로 그를 업신여겼다.
(현대인의 성경 사무엘하 6장 16절)



그녀는 다윗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러고서 다윗은 자기 가족을 축복하려고 집에 돌아왔으나 미갈은 그를 맞으러 나와서
"오늘은 어쩌면 이스라엘의 왕이 그처럼 영광스럽게 보이십니까? 천한 사람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함부로 자기 몸을 드러내는 것처럼 왕은 오늘 신하들의 하녀들 앞에서 몸을 드러내셨습니다!" 하고 빈정거렸다. (현대인의 성경 사무엘하 6장 20절)



어찌 됐든 다윗은 미갈의 비난에 이렇게 대답했다.

다윗이 미갈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여호와 앞에서 그런 일을 했소. 여호와께서는 당신 아버지가 아니라 나를 선택하셨소. 여호와께서는 사울의 집안사람 중에서 그 누구도 선택하지 않으셨소. 여호와께서는 나를 여호와의 백성인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세워 주셨소. 그러므로 나는 여호와 앞에서 즐거워할 것이오. 앞으로 더 낮아져서 체면을 잃는 일이 많을지라도, 여호와 앞에서는 그렇게 되고 싶소. 그러나 당신이 말한 그 여종들은 나를 존경할 것이오." (쉬운 성경 사무엘하 6:21-22)



다윗은 미갈의 비난에 그녀를 비판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에게 필요한 말을 한 것도 아니었다. 그녀가 듣고 싶었던 것은 다윗의 따뜻한 말이었다. 아버지에 의해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폭언을 들었던 그녀는 자신도 공감받고 사랑받고 싶은 여성일 뿐이었다. 그 이후 미갈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만약에 다윗이 이렇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여보, 아까부터 안색이 안 좋은데 무슨 일 있어?"

"나한테 이야기해 줘 나는 당신 편이잖아."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는 합했지만 미갈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이 사건은 결혼한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져 준다.


"직무에 대해선 열심히 알려고 하지만 당신의 가족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여호와 = 하나님

언약궤 = 하나님을 상징하는 궤







사진 : Unsplash의 Nathan Dumlao


<나의 이야기>

 나는 20대 후반에 지금의 아내와 이어지게 되었고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꽃피는 3월에 만나 6월에 상견례를 하고 9월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하고 1년 뒤에 사랑스러운 나의 딸이 이 땅에 태어났다.


 먼저 결혼한 선배들이 “결혼은 현실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그 말처럼 결혼은 현실이었다. 아이가 태어나고 삶의 중심이 아이로 바뀌게 되었다. 나는 너무 바빴고, 경제적으로도 넉넉하지 않아서 힘든 상황이었다. 육아의 고단함, 지침과 분노로 인해 아내와 수시로 다투기 시작했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나중에 보니 서로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

그 사람의 성격, 욕구, 상처, 언제 불안을 느끼는지 등을 말이다.


 나는 일이 중요하기에 일에 초점을 두고 살았다. 아내는 안정과 정서적 교류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혼자  육아하느라 마음도 알아주지 않고 도와주지 않는 남편에게 서운했고 우울감과 동시에 분노가 표출되었다.


폴 트루니에의 책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 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많은 부부들이 서로를 판단하는 데는 빠르다는 것은 사실이다. 한 가지 판단은 또 다른 판단으로, 잔인한 악순환이 이어진다. 자기 약점을 감싸기 위해서, 마음속으로 혹은 큰 소리로 상대방의 약점을 비난하는 것이다.


폴 트루니에의 말처럼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서로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왜 애를 나만 봐야 되는데 당신은 아빠 아니야?”

“나는 지금 이것저것 하느라 너무 바빠 너도 알잖아?”

“쾅” 문을 세게 닫고 아이는 크게 놀라고 울었다.


 서로를 비난하고 또 비난했다. 우리는 비난의 쳇바퀴로부터 나오지 못했다. 우리는 건강하게 표현하지 못한 것이지 사실 서로가 말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었다.


“여보, 나는 혼자 아이를 보느라 너무 힘들고 외로워. 당신의 일도 중요하지만 나를 도와줄 수 있어?”

“여보, 항상 아이를 잘 돌봐주고 도와줘서 고마워. 당신 덕분에 일에 집중할 수 있어.”


 우리는 마음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다. 불편한 감정이 먼저 앞섰고, 그 말이 가시가 되어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었다. 부모가 다투거나 화내는 모습을 보는 아이는 전쟁에서 폭탄이 떨어지는 듯한 공포와 불안을 경험한다. 우리 부부의 불화는 자녀에게 정서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위축된 자녀는 어린 나이부터 원치 않게 틱장애와 언어장애로 고생하게 되었다.


 참고로 사람들은 자신의 자녀가 학습적인 부분에서 뛰어나거나 남들만큼 한다면 정서적인 부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보통 한국의 교육목표가 수능 또는 수시로 명문대 입학이기에 교육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녀의 성적점수가 낮으면 부부가 싸우기도 하고 불안해하기도 한다. 여기서 핵심은 정서이다. 공부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인지해야 될 것이 있다. 똑똑하다고 그 사람의 인성까지 보장되지는 않는다. 인성은 학원에서 배우는 게 아니라 가정에서 배우는 것이다. 부모의 대화, 자녀 양육 방법, 갈등해소방법을 보면서 아이는 배우게 된다.



시간을 들여야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것처럼 자녀를 건강하게 키우고 싶다면 가족에 대해 공부하고 시간을 들여야 한다. 대가 없는 성공은 없다. 그것은 요행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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