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0

<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 93~96

by 미르mihr


표현은 내용 못지않은 실체를 가지며, 내용은 표현 못지않게 형식을 갖는다.


L'expression n'ayant pas moins de substance que le contenu, et contenu, pas moins de forme que l'expression.






보통 우리에게는 '내용(실체)과 형식(표현)'이라는 조합이 잘 떠오른다. 지금 이 글쓰기를 예로 들면, <<천개의 고원>>에 관한 내용(실체)을, '매일 한 문장'이라는 형식(표현)에 담는다는 식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천개의 고원>>에서 한 문장을 뽑아 낼 때,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형식-기준과 질서에 따르고 있다. 게다가 뽑아낸 한 문장을 표현하기 위해 하나의 형식을 구성할 때, 이미 그 형식 안에는 합성물과 조직화라는 실체가 동시에 존재한다. 예컨대 지금 이 글은, 브런치라는 플랫폼 자체와 여러편의 글이 연재로 연결되는 브런치북이라는 합성물과 그 안에서 활동하는 다른 작가-독자들이라는 합성 요소들이 함께, 글의 형식이자 실체로 구성되는 것이다.


순수한 내용이나 순수한 형식은 없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19화Day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