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35

<<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 567~570

by 미르mihr


물론 여기서도 동물과 인간 사이에 경계선을 그을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가령 메시앙의 생각처럼, 비-음악가 새와 구별되는 음악가 새도 있지 않을까?


Sans doute, là encore, il n'est pas sûr qu'on puisse faire passer une frontière entre l'animal et l'homme : n'y a-t-il pas des oiseaux musiciens, comme le pense Messiaen, par différence avec des oiseaux non musiciens?




동물과 인간 사이에 경계를 그을 수 없다면, 인간이라 해도 다 같은 인간으로 묶어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니체는 대놓고 '인간은 동등하지 않다'라고 말했지만, 그 밖에 많은 철학자들 역시, '인간'이란 ('동물'도 마찬가지로) 그저 하나의 관념에 불과하다 여긴다. 기쁨의 철학자 스피노자도, 철학자와 술꾼의 정신적-신체적 본성(힘)은 다르다 했다.


그런데 다행(?)인 건, 그들-생성의 철학자들에 따르면, 동물과 인간의 경계가 확실치 않듯 한 인간과 다른 인간의 경계선 역시 확실히 그어버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철학자가 된 술꾼이나 술꾼이 된 철학자가, 왜 없겠는가?) 이 세계의 (아주 사소한) 진리 하나를 깨우칠 때마다, 우리는 (아주 조금이나마) 다른 것으로 변화되어 (아주 미세하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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