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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Aug 22. 2024

케이크 한 조각, 김현영 작가(2)


달콤함이란 치명적인 중독성을 지니고 있는 존재다. 달콤하게 입맛을 자극하는 케이크는 기쁨과 사랑, 행복의 의미가 있다. 그것이 앞에 있으면 잊을 수 없는 존재를 인식시키는 역할을 한다. 커다란 케이크의 한 조각은 소중함이다. 사랑스럽고 때로 그리운 이에게 남겨주고 싶은 보물 같은 아낌이 된다. 내 마음 한쪽이 된다.


김현영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아련한 쓰라림 같은 사랑이 느껴진다. 왕관을 쓴 새, 새와 꽃, 편지봉투와 새, 종이배, 조각 케이크 등 주제에 나타나는 그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형태로 보여주고 그 마음은 색과 작품의 표현 방법으로 드러난다. 그림 밑바탕에 몇 번의 덧칠과 긁어냄을 통한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는 질감과 흰색과 회색 상아색 톤이 많이 드러나는 전체적인 배경 색을 바탕으로 작품마다 튀듯이 은은히 나타나는 색을 통해서 강조와 변화를 추구했다. 그런 기법이 작품의 의도, 의미를 명확하게 밝히며 사고의 깊이를 드러내게 만든다. 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거기에 있다.


작품 속에 드러나는 다양한 주제들은 자신에 대한 사랑 그리운 누군가에 대한 표현이 될 것이다. 그것은 작가 자신뿐 아니라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첫사랑이 될 수도 있으며 미지의 꿈에 대한 편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조각 케이크는 달콤하고 피로를 녹이는 삶의 촉매제다.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꽃은 축하와 사랑이다. 나를 위로하는 대상이자 사랑하는 이에게 주고 싶은 감사다. 종이배는 나의 희망이다. 꿈이 담겨있다. 개울을 지나 강을 흐르고 드디어 바다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나는 세상 밖으로 나온다. 새는 내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된다.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유일한 창구다. 그러기에 왕관을 쓴 새는 내가 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 목표가 되기도 한다.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을 나타내는 존재가 된다.


작가는 다양한 사물을 통해 그 사물이 지닌 특성을 살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어느 순간 내가 있을 자리 내가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어야 할 공간, 또는 그 자리를 지키는 존재로 사물을 드러낸다. 그런 그의 작품은 애정이 담긴 소중한 보물 박스를 여는 것처럼 매번 하나의 카드를 꺼내 그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중에서 한 조각 케이크는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소중히 남겨놓은 사랑이다. 누군가 손을 댈까 자리를 떠날 수 없는 마음이다. 수많은 케이크 중에 가장 맛있는 케이크 한 조각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촛불을 켜야 하는 대상이다. 세상에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은 유일한 존재 가치다. 그 대상이 곧 나일 수도 있으며 가족 또는 그 희망의 무엇일 수 있는 존재가치가 된다. 케이크 한 조각은 내가 지니고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의 표현이다. 그 의미는 작가의 모든 것일 수 있는 이유다.


관객은 그 작품을 통해 작가가 그리워하는 이가 자신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사랑에 빠진다.  그 사랑이 넘친다. 그리고 그 케이크는 한 조각에서 두 조각으로 늘어나고 모두가 얻을 수 있을 만큼 분열한다. 관객과 작가의 교감이 만들어낸 순풍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은 작품을 통해 희망을 본다. 내가 생각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대상에 대한 그리움과 내 마음을 전달하는  파랑새가 되기 때문이다.


작가 페북에서 가져옴


*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보며 메모해 놓았던 글을 편집했다.

* 다른 글 ; https://brunch.co.kr/@flowjeon/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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