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는 글
이 책은 어떤 날엔 너무 쉽게 써졌고,
어떤 날엔 단 한 줄도 쓰지 못했다.
그만큼 나에게도 여전히 어려운 이야기였다.
내가 겪은 모든 발작과 불안,
약을 삼키는 손끝의 감정까지 다시 꺼내 놓는 일은
때로는 오래된 상처를 다시 만지는 일 같았다.
그래도 쓰고 싶었다.
내가 이 삶을 ‘통과하고 있다’는 걸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조금은 괜찮아졌다는 말도,
아직 완전히 괜찮지 않다는 고백도
조금은 더 편안한 얼굴로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걸
조심스럽게 남기고 싶었다.
살다 보면,
누구나 어떤 이름으로든 ‘버티는 시간’을 지나게 된다.
그게 병이든, 관계든, 마음의 무게든.
다만 그 시간이 너무 조용하고 은밀해서
스스로도 ‘살아낸 것’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내가 조용히 버틴 하루하루가
결국 이렇게 한 권의 기록이 되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는 당신에게
“나도 그런 날이 있었다”고
조용히, 그리고 담담하게 말해주고 싶다.
우리는 누구나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한 무게를
품고 살아간다.
그 무게가 반드시 드러나야만 의미 있는 건 아니니까.
그저 오늘도 당신이 잘 살아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하고 싶다.
끝까지 읽어줘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삶도, 당신의 하루도
지금 이대로 충분히 소중하다는 걸 잊지 않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