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굽지 않은 생김은 아빠가 좋아하시는 반찬이다.
지금도 엄마가 가장 편하게 식탁에 내어놓는 반찬이기도 하다.
물론 생김은 아니고 마트에서 사온 조미된 김이지만.
어려서 맨밥에 간장 찍어 싸먹으면
다른 반찬은 필요 없었고, 한 그릇을 후딱 비웠다.
입천장에 붙는 김은 서비스.
어린 기억엔 집 후라이팬에서 돌돌돌
김이 구워지곤 했다.
바삭한 김에
기름붓으로 촥촥촥 윤기까지 더해주면
그만한 음식 퍼포먼스가 없었다.
그래서 그 당시 김이 그렇게 좋았나보다.
생김도 좋았고, 구운김도 좋았고, '양반김'도 좋았다.
지금은 '양반김' 말고도
수많은 브랜드의 김을 손쉽게 구할 수 있지만
그 때 그 기억의 퍼포먼스는
누구도 다시 선물할 수 없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