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아줌마?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어느 정도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온라인 여기저기 할 일 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 호칭 때문에 문제가 생긴 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올라오곤 한다. 그리고 유튜브에서도 이런 호칭 특히 아저씨, 아줌마란 호칭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싫은 감정을 드러내는 영상들을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왜 그런 것일까?
누군가는 아저씨, 아줌마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 때문이라고 한다. 좋은 의도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일부러 듣는 사람을 화나게 하기 위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그 호칭을 들으면 기분이 나쁘다는 것이다. 뭐 어느 정도는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이유인 것 같지만 그럼 타인이 불순한 의도 없이 그 호칭을 썼을 때 그걸 구분해서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아마 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애초에 어떤 호칭이 불순한 의도를 담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닐까? 형, 오빠, 언니, 누나 이런 호칭들에는 불순한 의도라는 게 담기지 않으니 말이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 이런 호칭에 대한 글이나 영상을 보면 언제부터 아저씨고 언제부터 아줌마냐는 내용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뭐 30대부터라느니 아니 30대는 너무 어리고 40대부터라느니 그것도 아니고 어쩌고저쩌고 하는 내용들을 꽤나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호칭이란 게 그렇게 쓰였었나? 남자인 나를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형, 누나라고 부르고 적으면 보통 동생이란 표현을 쓴다. 여자는 나이가 더 많은 사람에게 언니, 오빠라는 표현을 쓰고 말이다. 이렇듯 호칭이라는 것은 나를 중심으로 상대적인 기준을 적용해 부른다. 그런데 왜 아저씨, 아줌마란 표현에는 '언제부터'라는 절대적인 기준을 적용하려 하는 걸까?
아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통상적으로 아저씨, 아줌마란 표현은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에게 쓰기에 거기에 해당되고 싶어 하지 않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보자. 만약 당신이 7살, 8살이라고 했을 때 그 당시 20대 초반인 대학생을 본다면 아저씨, 아줌마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 사람들을 보고 형, 오빠, 언니, 누나 소리가 나왔을까?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때 성인들을 보면 다 나이 들어 보인다. 굉장히 신기할 정도로 말이다. 이렇듯 아저씨, 아줌마 호칭이라는 것이 무슨 30대가 되었다고 40대가 되었다고 그렇게 부르는 게 아니라 부르는 사람에 따라서 20대도 혹은 10대도 그렇게 불려질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호칭이라는 것이 상대적인 관계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기에 거기에 굳이 열을 낼 필요가 있나 싶다. 내가 20대부터 아저씨란 소리를 들어서 괜히 그러는 게 아니다. 안 그래도 신경 쓸 일이 많은 삶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