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각함 Mar 24. 2024

한가로이 시를 지을 때가 아니다

부경대학교-해양대학교 통합 반대성명

[학우 여러분!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2024년 3월 21일, 장영수 총장이 설명회에서 보여준 행동들은 학내구성원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장영수 총장은 학생의 질문에 대해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논지를 흐렸습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자신의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태도는 학생들을 동등한 구성원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학교의 일개 부속품으로 낮잡아 보기 때문에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런 태도는 매우 비민주적입니다. 학내구성원은 비민주적인 행동에 대해 침묵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학우 여러분!


저는 2016년 부경대학교에 입학한 이래, 이번과 같이 학우 여러분들이 단합하여 거대한 움직임을 만들어 낸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학우 여러분들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한편, 이런 거대한 움직임을 만들어낸 우리 개개인의 마음은 여전히 복잡하고 원인 모를 두려움도 한데 뒤섞여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학우 여러분!


과거에도 우리와 같은 마음을 가진 선배들이 있었습니다.


1979년 부경대학교의 전신인 부산공업전문대학에서 YH 사건을 계기로 학생들이 시위를 전개하였습니다. 그런 역사적 순간을 만들어낸 선배들도 처음에는 시위를 일으킬 생각조차 못 했습니다. 하지만, 선배님들은 용기를 내었고 1979년 9월 17일 시위를 일으켰습니다. 이 시위는 결과적으로 부산의 대학생들과 시민들을 각성시키며 부마항쟁으로 이어졌습니다.


학우 여러분!

여러분의 용기 있는 결정과 행동은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거대한 변화를 이끌어낼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인문사회과학대학 사학과 16학번 김 민 섭



YH 사건: YH무역의 여성 노동자들이 회사의 위장폐업조치에 항의해 1979년 8월 9일부터 야당인 신민당 당사에서 농성 시위를 벌이던 중 11일 새벽 경찰의 폭력적 강제 진압으로 해산당한 사건.

참고문헌: 배병욱, 2023, 「부마민주항쟁의 서막, 1979년 9·17 부산공업전문대학 시위의 진상」, 『기억과 전망』 48, 한국민주주의연구소, 259~306쪽.

일요일 연재
이전 05화 엄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