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애, 나쁜 애, 대단한 애
나는 그대로인데..
얼마 전 둘째 아이 하교시간에 만난 친구 엄마가 어떤 일 하세요라고 물어봤다. 나는 이런 질문을 받으며 망설여지지만 그렇다고 딱히 다르게 화제로 전환하기도 어려워 그냥 대답을 한다.
네, 저는 특수교사예요.
그러면 뭔가 우호적인 표정으로 '대단하세요'라고 말을 한다.
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인데
장애를 가진 부모를 두었던 어린 시절에는 불쌍하다는 어른들의 한탄을 들었고,
그런 부모를 돌보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때는 초등학생인 나에게 나쁜 년이라고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른다.
다만, 우연히 그들 곁에 그냥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