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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버스 운전사

인생이라는 버스

by 제롬 Jan 22. 2025
인생이라는 버스 안에 아이가 타고 있지만,
운전대는 늘 마음 챙기고 있는 성인 자아가 잡고 있죠.^^
상담에도 마찬가지입니다.  
- 보라돌이 상담사 -



이 마음버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내 인생이라는 버스에는 누가 주인인지 모르겠다. 운전대를 잡고 폭주하는 어떤 아이가 주인일 때도 있고, 가끔 세상 다 가진 것 같이 충만해하는 어른이 운전할 때도 있다. 그럴 땐 요금도 받지 않고 선물꾸러미도 손에 쥐어주지만 야박할 땐 그 어린아이에게도 요금을 징수하고 더 심할 땐 늦은 밤 혼자 서 있아이일지라도 태워주지 않는다. 확실한 건 "늘 마음 챙김하고 있는 성인 자아"가 운전대를 잡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내 인생의 핸들을 누군가가 대신 잡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여전히 있다. 그냥 좀 대신해 주지. 나는 상담사에게 은근슬쩍 도와달라고도 해 보았다. 안된단다. 할 수가 없단다. 삶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니란다. '세상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어요.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어요. 저는 방법을 알려 줄 수 있지만 본인의 발로 나와야 합니다.'라고 세상 진실한 눈빛으로 보라돌이 상담사는 말했다.


'칫! 그래 내가 한다. 내가 해!. 난폭운전사가 될 테다'. 마음구석구석을 휘잡고 돌아다니다 바퀴마저 퍼져 버릴지도 모른다. 마지막 발버둥처럼 나는 가지 않으려 떼써 보았지만 흔들리지 않는다. 보라돌이는 나와 다르게 흔들리지 않고 마음 챙김 하는 어른임에 틀림없다. 이대로 그 아이가 없어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기에 어느새 나는 운전석에 앉는다. 이게 뭐람.


꿈이길 바랐던 현실도 있었고, 현실 같은 꿈도 있었다. 상상은 어떤 것이든 가능하니 마음버스라는 상상을 하며 내 마음을 녀 볼 참이다. 상상은 때론 현실보다 재미있 위험부담도 적어 나의 가성비 좋은 취미이다.


어디든 가고 싶은 곳을 한번 가보자. 내가 안 간다고 안 가지는 것도 아니지 않나. 나는 보고 싶지 않고 잊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더 깊이가 또렷해지는 이 놈의 마음. 운전대를 잡고 마구 달려보자. 어디든 가지겠지. 지구 끝까지 가듯 마음 끝까지 가면 어디엔가 가 있겠지.. 무엇이나오지... 


그럴 거면 그냥 마음을 목적으로 가보자. 목적은 분명하지만 목표에 다가갈 수도 있고 못 갈 수도 있다. 이 이야기의 목적은 지금여기에서 편안하게 사는 것이고 목표는 '상처 받고 초라한 꼴 보기 싫은 그 아이. 이름하여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마음버스에 태우는 것이다. 이왕이면 좋은 자리, 공짜로 태우고 싶지만 그럴 수야 있겠나. 여태 해 온 습관이 있는데. 인생공짜는 없지 않나..


인생은 선택이라는 듣기 좋은 말은 말 그대로 듣기 좋은 말이다. 애초에 난도가 높게 태어난 사람도 있다. 어려서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랑과 배려를 어른이 되어 요구받을 때 한순간 한순간 두려움이 앞섰다. 잘 못할 것 같고 내 빈 속을 들켜 비난받을 것 같다. 안타깝지만 초부터 결핍된 환경 속에서 살아오다 보면 무엇이 내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인생은 선택이라는 말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보라돌이: 선생님은 환경이 선생님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나요? 아니에요. 선생님이 만든 거예요.

나: 제가 다른 환경에서 태어났으면 이런 불안이 없었겠죠?

보라돌이: 같은 환경에서도 다르게 자란 사람도 있잖아요. 선택한 거예요.

나: ... (선택이라고요?.... 또 화가......)


인생이 그렇다는데 뭐 어쩔 것인가. 나는 이미 태어나고 인생을 살고 있는데.. 보라돌이 상담사의 말처럼 나의 선택이었다면 나는 해보는 것을 선택한다. 늘 나의 선택은 다행히도 해보는 것이었다. 선택이 나를 만들었다면 내 발걸음으로 만든 나의 삶은 믿어진다.


나의 버스여행에 한 권의 책을 가져간다면 마이클 싱어의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이다.

그래서, 나는 마음버스 운전사가 되어 보기로 했다.  






p.s

저는 실제 여행을 오기도 했습니다. 한달살이를 아이들과 하고 있습니다. 여행을 온 지 3일째입니다. 낯선 곳에서 모든 것을 잊고 여행을 하고 싶기도 했는데 숙제처럼 남겨진 상담사의 말이 마음에는 더 또렷이 남아 있어 새벽시간에 일어나 마음버스를 운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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