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낑낑 끽끽~~~"
소란스러운 소리에 눈을 떴다. 눈앞에 엉덩이 곰의 넓은 등판이 보였다. 아침까지 이렇게 잠들었구나. 무거웠을 텐데….
고개를 들어 엄마 곰을 보니, 엄마 곰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보는 것이 아닌가?
설마 다른 곰이 더 잡혀 왔나? 아닌데 내가 게임 할 때 곰은 다섯 마리였는데. 엄마 곰이 뚫어져라 바라보는 곳을 따라서 보니, 아니 이게 웬일인가?
내 꼬리 밑에 ‘황금 똥’이 하나 있는 것이 아닌가?
판다는 초록 똥을 낳는데, 어디서 본적 없는 황금빛의 똥이 내 꼬리 밑에 있었다. 아무도 움직이지 못하니 이 황금 똥은 분명히 내 것인데….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이 이상한 일은 뭐지?
왼쪽에 있던 까칠이 곰도 내 황금 똥을 보고 놀라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유일하게 내 앞에 엉덩이를 대고 앉아 있던 엉덩이 곰만 무슨 일인지 모르는 눈치다. 모두 하나 같이 내 ‘황금 똥’을 신기한 듯 보고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 봐도 이곳에 와서 달라진 것은, 어제 대나뭇잎이 부족해서 먹은 줄기뿐이다. 그럼 줄기를 먹으면 이렇게 황금색 똥이 나오는 것인가?
이게 나오려고 어제저녁부터 배가 그렇게 아팠던 건가? 다행히도 지금은 배가 아프지 않다. 이제 괜찮은 것이겠지?
불안하기는 했지만, 괜찮다는 눈빛으로 엄마 곰과 까칠이, 질질이를 보았다. 다들 말은 안 했어도, 어젯밤 내 걱정을 했던가 보다. 얼굴을 볼 수 없는 엉덩이의 어깨에 손을 올려서 툭툭 다독여줬다. 몸을 가까이하고 있다 보니, 말보다 더 통하는 무언가를 느꼈다. 이 녀석도 내가 한 말을 알아들었는지 몸을 공처럼 말았다. 곰 우리에서 생활이 답답하고 불편하긴 했지만, 제법 따뜻한 구석이 있다. 마음에 든다고 하면 좀 그렇고, 나쁘지는 않다.
뭐 동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면, 이렇게 엄마 곰, 까칠이, 질질이, 엉덩이랑 가족으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서로 손과 발이 닿는 가까운 거리에서 나누면서 함께하는 생활이라는 것이 제법 괜찮다.
그때였다.
그 못된 사냥꾼 녀석이 우리에 찾아온 것이. 동물원을 만들었으면 그만이지, 굳이 잡아넣은 동물들을 확인하면서 자기 능력을 뽐내고 싶어서 돌아온 것이다. 밥이나 더 넣어 줄 것이지. 혼자 기분 좋은 콧노래를 하면서 우리를 한 바퀴 돌더니, 갑자기 내 뒤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가?
아 불길하다.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뭐라 뭐라 소리를 지르더니, 두 손으로 내 황금 똥을 꺼내는 것이 아닌가?
아니 치워달라고 할 때는 모른 척하더니, 밤새 아프게 낳은 내 황금이를 왜 가져가는 것인가?
저 얄미운 사냥꾼 놈을!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공구를 들고 사람들이 찾아왔다. 웅성웅성 시끌시끌하더니 내 주변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뭔가 심상치 않다. 그 중 한 사람이 공구를 꺼내서 내 머리에 올리니 갑자기 주변이 깨지기 시작했다. 엄마 곰 얼굴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두 조각 세 조각나기 시작하면서 멀어졌다. 앞에 있는 엉덩이 곰도 한 조각 두 조각 나더니 점점 깨지기 시작했다. 붙잡아 보려고 손을 내밀었지만, 허우적거릴 뿐 잡히는 것이 전혀 없었다.
안돼 안된다고 내가 어떻게 만든 친구들인데 이들을 한꺼번에 사라지게 만들다니!
이 사냥꾼 녀석아!!!
내 소리는 어디에도 들리지 않았다. 심지어 내 귀에도. 미친 듯 소리를 지르다 보니, 또 내 눈앞이 검은색과 흰색의 모자이크 화면으로 바뀌었다.
아 이 불길함이라니.
처음으로 내가 먼저 다가가서 만든 귀한 친구들이 사라져 갔다.
“엄마 곰~ 까칠이~ 질질이~ 엉덩이 곰~~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