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으면서 가늠할 수 있었듯, 이 글의 예상독자는 명확하다.
매체 중독자인 초등학생 조카!
일 년에 대여섯 번 만나는데, 만날 때마다 휴대전화 삼매경이다. 눈 떠서 잠들 때까지 다양한 게임 속에 산다.
못해보게 하려고 데리고 나가서 감자도 캐고, 배드민턴도 치고, 눈썰매도 태워줬지만 일시적인 휴전일뿐이다. 잔소리를 하는 것도 한두 번이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말하기도 조심스럽다. 그래서 오직 그 녀석을 위해 쓴 글이다.
매번 만날 때면 로블 게임을 보여주면서, 나를 시청자로 활용한다. 처음에는 왜 게임을 설명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갔지만, 로블록스 유튜버 방송을 보고 알았다. 이 녀석이 1인 방송 중이라는 것을. 뭐든 입으로 전달하고 읊조리면서 게임을 하는 방식이 유튜버 모방행동이었다는 것을!
앞으로 욘석이 살아갈 세상은 매체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하겠지만...
게임 유튜버를 꿈꾸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오프라인 세상 속의 놀거리도 좀 즐기기를 말하고 싶었다.
시대착오적인 어른의 편견일 수도 있지만, 온라인뿐 아니라 현생도 즐겁기를~ 조심스럽게 권해보고 싶었다.
이 글을 읽은 가족의 질문!
Q. 황금똥을 싸서 현실로 돌아온 건가요?
A. 네. 맞아요. 그런데 그 황금똥이 대나무 잎을 친구들에게 양보하고서 얻은 귀한 이타성의 결과물입니다. 자기만 알던 주인공이, 심지어 가족도 배려할 줄 몰랐던 인물이 비로소 타자를 배려하면서 질적으로 달라졌다고 설정했습니다. 그래서 탈출할 자격을 얻었다고 보았습니다.
Q. 그럼 휴대전화 속은 꿈이었나요?
A. 꿈이라기보다는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공간으로 인식되길 원했습니다. 이것을 설명할 구체적인 용어는 없지만, 게임 픽셀 속으로 들어가 캐릭터가 되는 구속감을 경험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Q. 이 글은 '소가 된 게으름뱅이'와 연관이 있나요?
A. 네. 그 설화가 기본 아이디어였습니다. 다만 게으름뱅이를 매체 중독 아이로 설정했고, 소가 되어 밭을 가는 설정을, 포획되어 우리에 갇혀 있는 판다로 변용했습니다.
Q. 왜 판다 곰이었나요?
A. 저는 에버랜드 바오 가족을 엄청 좋아합니다. 랜선이모라 할 정도로요. 그런데 사랑이 커질수록 맛난 음식만 주는 것이 판생에 도움이 될까? 이런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물론 개체 보존을 위한 인간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지만, 개체의 자연적 본능에 맞는 것일까? 맛있는 먹이만 충분하다고 행복할까?
사랑이 커지는 만큼 고민이 되었습니다.
우리 조카도 험한 세상과 분리되어 방에서 무럭무럭 성장하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이런 염려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저는 태생이 촌년이라 들로 산으로 뛰어다니며 많이 험하게 컸거든요. 날마다 탐험을 떠나는 기분으로요. 그래서 성인이 되었을 때, 남들보다 변화에 민첩하고 위기대처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다 그 시절의 깨달음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몸으로 터득한 경험은 절대 잊히지 않는 강력한 힘이 있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조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혼자 놀기보다 마음과 시간을 나눌 줄 아는 청소년이 되어라 얍!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