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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Oct 29. 2022

[수수한그림일기]만년필 학습자

2022.09.19

 8월에 산 만년필

 버터필감을 기대하며 받자마자 너무 좋을 줄 알았는데 첫 필감이 가슴에 와닿지 않아서 읭?하는 마음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겠거니 흐름이 트일 때까지 기다려 보자 했다.


 그런데 헛발질(쓰다가 잘 안 나오는 현상)까지 보이니 이건 아니다 싶어 판매처에 문의했더니

몇 가지 대처 방법을 알려주었는데  그중 제일 처음으로 확인할 것은 만년필, 종이, 잉크 궁합이 있으니 흐름이 좋은 잉크로 바꿔보라는 이야기였다.


 플런저 필러 만년필이라 충전할 때 특이하고 엄청난 양을 빨아들인다. 이 말은 이미 쓰지 않은 엄청난 잉크가 만년필 안에 있다는 이야기인데 만년필 안에 담긴 잉크가 아까워 여분의 병에 담고 세척하고 다른 잉크를 넣어보았다.


 잉크만 바꾸었을 뿐인데 같은 만년필 맞아? 싶게 테스트 필감부터 다르다. 내친김에 어제의 그림은 이 녀석을 사용했는데 그리는 내내 끊기지 않고 매우 부드러웠다. 오늘도 이 녀석을 사용했는데 흐름 콸콸.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전혀 몰랐던 세계. 발을 들여놓으면 잉크가 물에 번져가듯 하나, 둘 새로운 세계로 확장되는 것임을 알게 된다. 만년필에 주사기가 왜 필요한지, 배럴이며, 데몬이며, 플런저 필러가 뭔지 몇 달 전에는 전혀 몰랐던 것들이다.


올해 유난히 확장된 세계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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