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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찌 Dec 25. 2024

EP07. 치료시작에 필요한 결정(난자동결,비급여항암)

암보다 강한 여자의 삼중음성 유방암 3기 극복기

삼중음성 유방암 3기 말


항암치료 시작을 위한 검사들이 모두 끝났고,

최초 삼중음성 2~3기가 예상되었던 나의 기수는  

PET-CT 다발성 림프 전이 및 쇄골림프 전이 확인 후 최종 3기로 확정되었다.

2기 말이냐 3기냐는 사실상 이제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삼중음성은 그 타입만으로 이미 나에게 충분히

위협적이었기 때문에 이제 남은 건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교수님과 치료 플랜을 잘 세우는 것!!


항암을 통해 완전 관해를 목표로 최선을 다해 치료하고 이미 발현된 암세포가 더 이상 내 몸 안에서 설치지 못하도록 지금껏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하나하나 조금씩 모두 바꿔나가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



첫 번째 의사결정 1. 난자동결 여부


아직 미혼에 가임기인 나에게 교수님은 난자동결에 대해 강조하며 말씀하셨다.

항암치료는 정상세포들에게도 작용한다.

난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난소보호 주사도 있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항암치료의 영향을 받지 않은 건강한 난자를 채취해 동결해 두는 것!!

사실 결혼에 대해서도 아이에 대해서도 큰 니즈가 없던 나이지만..

막상 난자동결을 하지 않겠다..라는 의사결정을 하기까지는 꽤 머릿속이 복잡했다.


현실적으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현재 병원나이 40세

난자를 동결한다고 해도 치료가 끝나고 재발 위험에서 안정기에 들어가는 5년 뒤 임신을 준비할 수 있을 그때쯤 나의 나이와 체력이 초산을 감당할 수 있을까?

배란유도와 난자채취 등에 소요되는 시간 동안

과연 이 암이 더 커지거나 전이가 되는 건 아닐까?


마침 생리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배란 유도주사를 맞고 난자채취까지 또 3주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공격성도 기수도 높은 나의 상태…


우선 엄마, 아빠 가족들과 먼저 상의를 했고, 미래의 나의 주니어 보다 현재 엄빠 주니어의 빠른 치료가 먼저라고 하셨고 우리 가족과 나는 난자동결을 하지 않고 바로 항암치료를 시작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교수님은 연거푸.. 다시 한번.. 이번 주말까지라도 더 신중히 다시 한번.. 생각하라 하셨고

최종적인 나의 의사결정을 존중해 주시며 최적의 항암 치료 스케줄을 세워 주셨다.


내가 아이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면

나이가 30대 초중반이라면

공격성을 나타내는 ki지수가 낮다면

기수가 1~2기라면

아마도 나는 무조건 난자동결을 했을 것이다.


항암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 가임기 암환우라면

지금 당장 아이생각이 없더라도 여건이 된다면 난자동결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치료가 끝난 후, 난자동결 해둘 걸 하는 암환우들을

심심치 않게 봐왔기 때문이다.


의사결정 2.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삼중음성 유방암에 유의미한 효과를 가져오고 있는 키트루다.

키트루다는 면역 항암제로 암세포를 직접적으로 사멸시키는 독성세포항암제와는 달리

면역 세포에 작용하는 항암제이다.


못돼 처먹은 데다가 꼼수까지 쓰는 암세포 새끼..

.ㅡㅡ;;

쉽게 설명하면 암세포는 PD-1이라는 단백질을 통해 면역세포에 도킹을 시도한다.

마치 지가 암세포가 아닌 척

그럼 면역세포가 암세포라 인식하지 못해서 이 암세포 시키를 안 잡아먹는다.


키트루다는 이 도킹하는 곳에 땜질을 해서 도킹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면역세포가 제 역할을 수행해서 암세포를 잡아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되는 셈이다.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해 암새키를 1차로 때려잡고, 면역세포가 제 기능을 하게 함으로써 2차로 암세포를 때려잡아 항암치료로 완전관해(암세포가 완전 없어지는 것)율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단, 키트루다는 아직 비급여 항암제,

또한 비급여 항암제를 쓰게 되면 나머지 항암제도 급여 약품도 모~~ 두 비급여 처리 된다는 거

도무지 이해되지 않지만 그게 법이란다.

개똥 같은....ㅠ.ㅠ


물혹이 있어 맘모톰을 했던 이력으로

암보험 유방암 5년 부담보가 걸렸던 나는

해제 8개월을 앞두고 ㅋㅋㅋ 유방암에 걸려버렸다

진단금, 치료비 안녕~~~ (대환장...ㅠ.ㅠ)


키트루다 약제만 1회당 420만 원

키트루다는 선항암 8회와 후항암 9회

총 17회가 표준 매뉴얼이다.


삼중음성 유방암의 키트루다 급여화는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우리나라 삼중음성 유방암의 평균연령은 40세 미만이다.

한창 경제적인 역할을 하는 나이!!

어린아이의 엄마인 나이!!!

가임기인 나이!!!!

그런 나이에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1차 치료로 완전관해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 명확하게 완전관해율과 무사건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증명된 키트루다를 이 나라는 급여화해주고 있지 않다.

매번 심사만 할 뿐.. 심사.. 보류.. 심사.. 보류


참 슬픈 현실이다.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7~8000만 원의 치료비

주치의 또한 강력하게 키트루다 사용을 권유하지만 최종 항암제의 사용결정은 환자가 해야 한다.

돈을.. 내야 하니까..


보통 대학병원의 경우 진료시간이 6시간 이상이면

낮병동 입원처리가 되고

채혈 외래 3가지 항암제를 다 맞는 시간은 대부분 6시간이 넘긴 하나 스스로가 잘 체크해야 한다.


다행히 나에게는 실비가 있다!!!!!

그렇지만 통원 1일 한도 25만 원 ,,

어떻게든 6시간을 버텨서 입원으로 처리되어야 입원비로 실비를 청구할수 있다.

이 또한 한도가 5천이긴 하지만..


후항암은 일단 ㅜㅜ 나중에 생각하자!!

우선 선항암이 먼저이다.

제약사에서는 키트루다를 쓰는 경우 일정 부분 환급을 해주는 제도가 있고

제약사 환급금과 실비보험이...

내가 키트루다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나는 더 높은 확률의 완전관해를 위해 키트루다를 쓰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제.. 치료를 위한 몸을 만들자..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꼭 완치할 거라는 의지와

잘 해낼 거라는 긍정적인 마음!!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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