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다 강한 여자의 삼중음성 유방암3기 극복기
왜 불안한 예감은 늘 적중하는 걸까?
나 그리 촉이 좋았던 사람이었던가??
병원으로부터 하루 당겨 입원했으면 좋겠다는 교수님의 의견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회사 일정을 조정하고 엄마도 하루당겨 급히 서울로 올라
왔다.
수술하고 조금 회복한 후 또 회사로 돌아가야하기에 병원에서 충분히 휴식하고 싶어 1인실로 병실도 요청하고 2박 3일동안 보호자로 함께 입원하는 엄마도 나도 불편하지 않도록 짐을 챙겼다.
평소 여행을 좋아하는 난 ㅋㅋ
짐싸는데는 베테랑^0^
수술을 위한 입원 가방에는 아래 리스트 대로 차곡 차곡 수술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넣었다.
1. 엄마 침구세트(병원에 따라 다르겠지만 서울성모병원은 보호자 침구가 제공되지 않는다)
2. 슬리퍼
3. 과일(블루베리, 방울토마토)
4. 물티슈
5. 스트로우 일체형 텀블러 큰거
6. 세면도구
7. 모자(퇴원할 때 머리 떡져있을수 있으니 ㅋㅋ)
8. 짚업 후드 <-- 수술 후에는 팔이 불편할 수 있어 단추나 지퍼가 있는 형태의 윗옷 챙김
9. 아이패드
10. 멀티탭 , 급속 충전기
엄마 : 누가 보면 여행가는 줄 알겠다.
딸 : 수술하고 치료 하고 나면 여행가자 엄마~
그래도 먼가 캐리어에 짐싸니까 기분져아~~
애써 최대한 무겁지 않으려 밝은 모습으로 씩씩함을장착했다.
그렇게.. 짐싸고 얼른 암땡이 떼버리고 오자고 모녀는 화이팅을 하고 집을 나섰다.
다행히 1인실도 바로 배정되었고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초진 이후 진행했던 여러가지 검사결과 확인을 위해 교수님을 뵈러 갔다.
입원일정이 하루 당겨져 불안한 마음 때문이었을까
썩 좋아보이지 않는 교수님의 표정
교수님은 차분히 검사결과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나의 암타입은 삼중음성 유방암
유방암 인자인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허투
3가지가 모두 음성으로 명확한 원인을 알수 없기에
호르몬치료나 표적치료를 할수없다.
mri결과
림프 곳곳이 부어보이는것으로 보아 다발성 림프전이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하셨다
크기에 따라 2기를 추정했던 나의 병기는 3기c
암의 공격성을 나타내는 ki지수 95%
핵분열 등급 2등급
조직 검사 결과도 좋지않다.
교수님은 수술을 취소하고 선항암부터 시작하자고 하셨다.
그렇게 나는 수술에 관련된 모든 스케줄이 취소 되고 교수님은 혹시 모를 타장기 전이 여부 확인을 위한 pet ct 검사를 추가로 진행하고 항암에 필요한 시술과 검사들을 2박3일의 입원기간 동안 모두 진행하자고 하셨다.
그렇게 수술을 위한 나의 입원은
빠른 항암시작을 위한 입원으로 바뀌었다.
단 1%도 예상하지 못했던 삼중음성 유방암
“독한 암” “무서운 암” “까다로운 암” “원인을 알수없는 암” “재발위험이 높은 암”
검색만 해봐도 가슴에 비수를 내려꽂는 무서운 글들이 가득한 그 삼중음성 유방암에 내가 걸린것이다.
짧은 입원기간동안 난 밤이고 새벽이고 할것 없이 촉박하게 필요한 추가 검사와 시술을 했다.
- 전신 전이 확인을 위한 PET CT검사
-세포독성 항암치료를 위한 심장 초음파 검사
-항암치료 후 완전관해(항암치료로 암세포가 영상학적으로 없어지는 것)시 종양 위치 표식을 위한 마커 삽입
-항암제를 안전하게 주입하기 위한 케모포트 삽입 술
그리고 다음날 나온 pet ct 결과 오른쪽 겨드랑이와 오른쪽 쇄골 위쪽 림프절 전이 가능성 있음 소견을 받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다른 장기로의 전이는 없다고..
그리고 다른 검사결과도 이상은 없어서
예정대로 항암치료하고 수술할 수 있다고..
그나마 다행.…?
그래도.... 다행??
암인걸 알게된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휘몰아치는 나쁜 상황과 결과들 속에서
이제 뭐가 다행이고
뭐가 불행인건지도 잘 모르겠다.
검사결과 나는 항암을 피해갈 수 있을까?
항암을 하게되면 4회만 할수 있을까?
조금 애매한 경우 교수님께 온코검사나 맘마프린트를 요청 해야되나?
어떻게든 항암패스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풋...나 항암이 문제가 아니구나..
대머리가 문제가 아니구나..
나… 살아내야되는 상황이구나..
울지 않았다.
엄마도 울지 않았다.
엄마는 가슴이 철컹 하고 눈앞이 깜깜했으나 딸에게 전혀 내색하지 않았고
딸은 온몸을 휘감는 두려움을 감추고 애써 웃으며 엄마손을 꼭 잡았다.
참 많이 닮은 엄마와 딸..
독한놈이 왔으니 더 독하게 이겨내겠다고
애써 웃으면서
엄마에게 우리 힘내자고... 그렇게 얘기했다.
부딪혀 볼께.. 해볼께!!
내가.. 더 독하고 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