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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찌 Dec 19. 2024

EP03. 대학병원 초진(유방암 대체 뭔데?)

암보다 강한 여자의 삼중음성 유방암3기 극복기

드디어 첫 상급병원 초진 

모든것이 낯설다.

초진을 하면 뭔가 다 알아지고 해결될 것 같지만 알고보면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거


1차 병원에서 복사해온 검사기록 CD를 등록하고 초진 접수도 하고 유방암 센터 도착

암센터라니.. 내가.. 지금 여기 앉아있다니..

아프지가 않은데.. 아무렇지가 않은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현실감이 없을 수 있을까??


다시금 복잡한 생각이 들었고 난 곧 나의 주치의 교수님을 처음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소위 명의로 이름나있거나 암만을 전문적으로 보시는 교수님 예약을 선택하지 않았다.

잠시 망설였던것은 사실이지만 이름있는 교수님들은 초진대기가 너무 길었고

유방암은 표준 치료가 잘 되어있는 암이라서 빠르게 진료를 볼 수 있는 교수님으로 초진예약을 잡았다.


친절하고 따뜻했던 교수님은 초진이고 많이 놀랬을 나를 배려해 유방암에 대한 기본적 지식과 암타입에 따른 앞으로의 치료 방향을 알려주셨고 최선을 다해 치료 해주시겠다고 하셨다.

그 말씀이 너무 고맙고 믿음직스러워서 또 눈물이 핑 돌았다.


유방암 타입은 조직검사 결과 아래의 4가지 타입으로 분류되는데

유방암의 70% 가까이 호르몬 양성 타입이고 호르몬 양성인 경우 비교적 느린속도로 증식하고 예후가 좋은 편이니 호르몬 양성이길 바래보자고 하셨다.

호르몬 양성 : 암세포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에 반응하여 증식하는 것이 특징

                     호르몬 억제를 통한 치료 필요

HER2 양성 :  유방암 세포 표면 HER2 단백질이 과발

                     현하여 암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촉진 

                     표적 치료제가 잘 개발되어있어 항암/

                     수술 이후 표적치료 필요

삼중양성 : 호르몬과 HER2 모두 양성으로 

                 복합치료 필요

삼중음성 : 호르몬과 HER2 모두 음성으로 호르몬 치료

                에 반응하지 않고 표적치료제가 없기때문에

                치료방법이 제한적이고 공격적인것이 특징

                최근 면역항암제 사용으로 치료성과를

                내고 있음 


본원에서 추가로 필요한 검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검사항목은 아래와 같았다.

역시 대학병원은 검사일정 잡기도 쉽지 않았고 교수님이 수술일정을 촉박하게 잡아주신 터라 3번에 나누어서 바쁘게 검사를 다녀왔다.


-혈액/소변 검사

-유방 초음파

-유방 엑스레이

-유방 mri

-복부 CT

-뼈스캔

-심전도

-흉부 엑스레이


이제 수술 일정 및 수술 방법이 정해졌다.

어찌나 빠르게 수술 일정을 잡아 주시던지 수술 전날 입원해서 검사 결과 듣고 큰이상이 없는 이상 

다음날 바로 수술하는 일정

오른쪽 가슴 2.8cm의 악성종양, 다행히 위치가 나쁘지 않아서 유두,유륜은 살릴수 있을것 같다고 하셨고

수술방식은 부분절제 + 감시림프 생검술 입원기간은 2박 3일 이라고 하셨다.

정확한 워딩이 생각 나진 않지만 진료실 옆에 적혀있던 기도문에 마음이 단단해졌다.


[환우들이 질병을 나쁜 악마라 생각하지 않고 더 가치있고 건강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기회로 알고 완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초진시에는 너무 얼떨떨 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사실 교수님에게 설명을 들어도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도 없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머리가 하얗게 되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 따라 외래시 녹음하는 것을 금지하는 병원도 있고 사전동의가 필요한 병원도 있지만

익숙해지기 전까지 혹시 가능하다면 메모를 하거나 녹음을 해서 진료실 나오자 마자 깡그리 아무생각도 안나는 사태를 막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혹시 당일 검진이 가능한 검사가 있을 수도 있으니 초진 시 아침에 공복상태를 유지하고 가는 것도 일정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일것 같다.


늘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온 나를 돌보지 않던 내 시간들을 돌이켜 보며 다시한번 멘탈을 잡았다.


“ 주치의 교수님과 함께 씩씩하게 진료해서 이겨내자. 

암보다 내가 더 강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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