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다 강한 여자의 삼중음성 유방암3기 극복기
수술이 취소되고 선항암이 결정된 나는 항암에 필요한 여러 검사와 시술들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퇴원하지 않고 입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음.. 이러려고 1인실을 잡은 건 아니었는데..
난이도는..
심장초음파 < PET CT < 클립삽입 < 케모포트 삽입
치료를 위해 사용해야 하는 아드리아마이신 항암제가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어 내 심장이 항암을 잘 버틸 수 있을지 크기 모양 상태 등을 세밀하게 살펴보는 검사.
심전도만 해봤지 초음파는 처음 해보는데 안쪽에 위치한 심장을 잘 보기 위해 갈비뼈랑 가슴, 명치를 초음파 기계로 깊숙이 눌러 후벼 판다.
지시에 따라 호흡을 조절하며 누르는 통증을 참는데 내 갈비뼈보다 검사하는 선생님 팔목이 아작 날까 더 걱정스러웠다 ㅜㅜ
림프전이가 확인되었기 때문에 교수님은 뼈스캔 외전신 전이 여부 확인 차 PET CT를 진행하셨다.
조영제를 혈관으로 투여한 후 약이 충분히 퍼질 때까지 베드에 누워 안정을 취하며 누워있어야 한다. 이때는 핸드폰도 금지!!
cctv로 보고 계신다고 하셔서 가만히 누워서 멍 때리고 있는데 생각보다 지루한 시간이었다.
검사가 힘든 것보다도 시야를 가리는 헬멧 같은 걸 쓰고 원통을 아주 조금씩 통과!
나 폐쇄공포 같은 거 없었는데..
순간 가슴이 답답하고 토할 것 같았다.. 검사할 때마다 계속 안 좋은 결과를 들으니까 검사 자체에 트라우마가 생긴 듯 ㅜㅜ
눈을 꼭 감고 심호흡을 했다.
이런 거 가지고 벌써 힘들어하면 안 돼! 이겨내자..
생각해 보면 너무도 무서운 검사인 것 같다.
전신의 전이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라니..
이 검사에서 유방 외 전이 여부가 확인되면 4기다.
울컥 눈물이 났지만 최대한 내 마음을 다스려가며 무사히 검사를 마쳤다.
검사 후 12시간 정도는 미취학 아동과의 접촉을 피하고 물을 많이 마셔 조영제를 빨리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클립삽입술은 총 조직검사처럼 부분마취를 하고 진행한다. 난 통감이 워낙 민감한 편이라 마취주사 많이 넣어주세요 ㅜㅜ 했고 총 조직검사랑 비슷한 정도의 통증이었다.
클립 위치가 잘 들어갔는지 사진을 찍는데..
프레스로 찍어 누르던 아찔했던 촬영경험에 이미 얼어있는 날 보고 ㅋㅋ
정말 살살 누를 거예요~ 하고 안심시키며 조심스레 촬영하셨다.
서울성모 의료진 여러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진짜 ㅋㅋ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ㅋㅋ
우선 어느 블로그를 통해 서울성모는 빅 5중 유일하게 케모포트 시술 시 수면 마취를 해준다는 정보를 이미 습득한 나는 ㅋㅋ 너무도 당연히 수면 마취니까 내시경처럼 자고 일어나면 끝!. 일... 줄 알았다.
종양이 오른쪽에 있어 왼쪽에 케모포트를 심어야 했고(종양 반대편에 심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너무도 단호하게 수면마취는 안된다는 교수님ㅜㅜ
안 하는 것이 훨씬 몸에 이득이라고 안 해주겠다는 선생님들 ㅜㅜ
선생님 세 분이 돌아가며 안된다고 할만하다고.. 30분이면 금방 끝나니 정 불안하고 무서우면 시술 전 진정제를 하나 먹고 하자고..
그렇게 날 안심시키고 꼬드겼다 ㅡㅡ^
정말 1도 효과 없었던 안정제ㅋㅋㅋ
난 뭘 먹은 거야?? ㅋㅋㅋ
통감이 예민하고 쫄보인 데다가 암치료의 첫 번째 과정이라 아픔보다 서러움이 폭발하며 많이 힘든 시간이었던 것 같다.
너무 많이 울어서 목에 힘이 들어가서 나도 그리고 시술하는 선생님들도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ㅜㅜ
계속해서 잘하고 있다고 해주셨고 눈물도 닦아주셨고 손도 잡아주셨고 ㅜㅜ
중간중간 시술선생님이
아니야 더 이쁘게 꿰매주려고 그러지..
하면서 추가로 마취제를 주사하고 꼼꼼히 시술하는 그 상황조차도..
아니야.. 안 이뻐도 돼요.. 그만해요 ㅜㅜ
전문가스럽게 하지 마요
하며 마음속으로 수도 없이 외쳤다ㅋㅋ
다 끝나고 다시 병실로 가는 길에
침대로 이동하며 눈물이 그렁그렁 한 채로 선생님들을 보며 야무지게 해야 할 말을 했다.
나 : 많이.. 울어서 힘들게 해서
미안해요 선생님들 ㅜㅜ
선생님 : 많이 안 울었어요. 힘드셨죠?
정말 잘하셨어요.
또르륵
나.. 이렇게 눈물이 많던 사람인가 ㅜㅜ
글을 쓰는 지금 난 충분히 그때의 아픔을 망각했을 수 있다 ㅋㅋ
다만, 선항암 16회 후항암 9회를 해야 하는 나는
쉽게 터져버리는 약한 내 혈관 대신 항암제를 안전하게 주입해 주는 케모포트가 있어서, 길고 긴 항암시간 양손의 자유를 주는 케모포트가 있어서 정
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음.. 나중에 뺄 때는 ㅡㅡ 그때 생각하고, 선생님 넣을 때 보셨죠? 우리 웬만하면 수면마취 합시다.라고 다시 한번 협의를 해볼 생각이긴 하다.
찢어진 살들이 아물고.. 상처가 벌어지지 않게 발랐던 본드도 떨어지고.. 이 포트로 인해 정말 편안하고 안전하게 항암치료를 할 수 있었다
그땐 아니었고 지금은 그렇다.ㅋ
할만한 케모포트..
나의 완치까지의 겪게 될 다양한 시련 또한 어느 날
그땐 아니었고 지금은 그렇다!!!
하는 순간들이길 간절히 바라본다.
혹시 누군가가 케모포트 시술을 앞두고 있다면 30분의 시술시간이 항암치료동안 계속 편하게도 와 줄 거니 눈 질끔감고 씩씩하게 하시라구 말씀드리고 싶다!!
세상 편한 항암치료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