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1. 14일의 기적(?) 탈모[쉐이빙 편]

암보다 강한 여자의 삼중음성 유방암 3기 정복기

by 박찌

탈모[쇼핑 편]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난 꽤나 이것저것 탈모에 대한 대비를 했다.


첫 항암 후 13일째 손으로 머리채를 뜯어도 머리가 빠지지 않아서

“어머?? 나... 이대로 전 세계 제약회사의 임상 대상이 되어 돈방석에 앉는 것인가??”

하는 기분 좋은 상상도 했다.


정말 너무나도 거짓말처럼 정확하게 14일째 되던 6월 28일 잠을 자고 일어나니..

응? 베개에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ㅋㅋ 귀여웠지


14일부터 빠지기 시작한다는 건 알았지만

하루, 이틀, 삼일 그렇게 미친 듯이 가열차게 빠질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14일부터 조금씩 빠지면 그 주 주말에 쉐이빙을 할 예정이었던 나는 예상치 못한 속도에 당황했다.


[6/28] 이 탈모시키가 이마빡을 시작으로

[6/29] 정수리까지 휑

아직 이러면 안 되는데 가발스타일링을 못했는데

출근을 해야 하기에 난생처음 이대팔 가르마 도전!

[6/30] 예.. 옘병 회사.. 안가 ㅜㅜ

힘없이 손만대도 후두둑 떨어지는 머리사이로 마치 계란 같은 머리통이 보였다..


탈모시작 3일째

사실.. 샤워할 때마다 물에 젖은 매생이 마냥 줄줄 빠지는 머리카락 보고 현타가 와서 눈물이 났다.

이런 내 모습조차 괜찮다고 이쁘게 다시 날 거라고 가족과 지인들은 다독거려 줬지만 이렇게 계란 같은 내 정수리를 보고.. 도저히 진정이 되지 않아..

회사를 갈 수도 없었고 가기 도 싫었다.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부스러기 마냥

걷기만 해도 우수수 떨어지는 머리를 도무지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래.. 오늘 회사 접자!! ㅋㅋ

내일 쉐이빙 하고.. 가발 스타일링 한 다음

월요일부터 가발 출퇴근을 시작해 보자!


[7/1] 친구들과 함께한 쉐이빙

살면서.. 단 한 번도 삭발이란 걸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어색하고 낯설 경험이 두려웠다.


분당에서 샵을 하고 있는지 친구가 있어 쉐이빙과 가발 스타일링을 부탁했고 그렇게 또 하나의 가족과도 같은 나의 절친들이 함께 동행해주었다.

그냥.. 이미.. 그림 자체가 눈물바람 예고..

분명 눈물 바람 예고였는데 ㅋㅋ

분명~~~~ 히 그랬는데..... ㅋㅋㅋㅋ


머리를 자르면 자를수록..


“ A: 응? 언니 왜 잘생김??? ”

“ B: 그러게.. 너 뭐냐?? 두상 진짜 이쁘다 ”

“ C: 생각보다 대머리 이쁜데??? 왜 이쁘지??”

“ 나 : 그래?? 그래?? 나 이뻐??????

나 잘 생겼어????? ㅋㅋㅋㅋㅋ”


많이 울 것 같던 나의 쉐이빙은

생각보다 하하 호호 유쾌하게 진행되었고


사랑하는 친구들 ,

글구 프라이빗 룸 제공해 주신 큰 형부,

몸보신시켜주신 작은 형부,

올망 똘망 귀여운 조카들..

그들 덕분에 우울할 틈도 없이 마무리되었다.


까끌까끌 까까머리가 아직 어색하지만

매생이처럼 빠질 때보다 훨씬 훨씬 좋다!


집에 준비해 둔 실내 비니도 쓰공~~

스타일링 된 가발로 이쁘게 쓰고 담주에는

출근도 잘해야지!!

많이 서글프고 힘들 것 같았던 쉐이빙도

마음먹기 나름!!


지금은..ㅋㅋ 임티 따라 하기 챌린지도 하면서 재밌고 유쾌하게 지낸다.

ㅋㅋ 바둑이랑 똑같아서 엄마랑 배꼽 잡고 웃었다.


“앞으로 살아갈 길고 긴 내 인생에서

1년쯤 머리 없이 사는 거 따위 두렵지 않다.

날 사랑하고 아끼는 만큼

머리는 더 이쁘게 자랄꺼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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