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ㅏ Oct 27. 2024

요즘 애들은 요즘 애들의 기준과 생각으로 산다

EP61: 개구리 올챙이적 기억 못한다

 루나는 그날도 꿈속을 여행하다 작은 연못가에 앉아 있는 개구리 한 마리를 발견했다. 주변엔 어린 올챙이들이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고 있었다. 개구리는 연못가에서 작은 나무 가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루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물었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개구리는 고개를 돌려 루나를 쳐다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저 녀석들 말이야. 요즘 애들은 참 대책이 없어. 힘들다며 징징거리기만 하고, 고작 그 정도의 물살에도 힘들어하는 걸 보면 답답해."


루나는 물속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올챙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작은 파도에도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그래도 열심히 헤엄치려 애쓰고 있었다.


"근데, 넌 어땠어? 너도 저 올챙이들처럼 저 물살을 힘들어하지 않았어?" 


루나가 묻자, 개구리는 잠시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나도… 뭐, 그런 시절이 있었지. 하지만 그건 다 지나간 일이고, 지금 애들은 너무 약해 빠졌어. 예전엔 내가 혼자서 모든 걸 해냈다고!"


루나는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정말? 근데 예전엔 너도 저 올챙이들처럼 힘들어하고, 넘어지고, 배워가면서 커온 거잖아."


개구리는 잠시 말을 잃었다. 연못가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는 그제서야 자신도 한때 올챙이였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 역시 처음엔 작은 물살에도 휘청거렸고, 그 작은 도전들이 모여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걸.


"그래, 맞아.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하지만… 지금 애들은 내가 겪었던 고생을 몰라." 


개구리는 여전히 고집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럴 수도 있지, 그렇다고 해서 네가 모든 걸 대신 해주면, 저 아이들도 너처럼 성장할 기회를 놓치게 되지 않을까? 모든 걸 다 알아서 해주면, 저 애들이 어떻게 스스로 힘을 키울 수 있겠어?"


개구리는 잠시 침묵했다. 그러고는 천천히 연못 속을 바라보았다. 올챙이들은 여전히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었고, 작은 물살에도 뒤집히고, 다시 일어나며 계속 나아가고 있었다.


"성장이라는 건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면서 이루어지는 거잖아. 너도 그랬고, 저 애들도 그렇게 할 거야." 


루나의 말에 개구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내가 너무 잊고 있었던 것 같아."


  개구리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 순간, 작은 올챙이 하나가 물살에 휩쓸려 힘들어하다가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본 개구리는 미소를 지었다. 그 역시 저렇게 힘들게 나아가며 지금의 자신이 된 것이었다.


"참, 우린 자꾸 '요즘 애들'을 탓하곤 하지. 하지만 저 아이들도 결국 우리처럼 성장해 나갈 테지." 


개구리는 연못을 바라보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루나는 개구리를 떠나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너도 올챙이 때를 기억해. 그게 저 애들을 이해하는 첫걸음일 거야."


개구리는 깊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마음 속 깊이 자신의 올챙이 시절을 되새기며, 저 작은 아이들이 언젠가는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졌다.

이전 13화 운명이 아니라 우연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